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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AI 반도체 주가 거품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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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AI 반도체 주가 거품론 솔솔

반도체에 대한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에 대한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상장기업은 840개 내외다. 시총을 합치면 7조1500억 달러를 넘는다.

글로벌 증시 전체 시총에서 6%를 차지하는 셈이다. 5년 전과 단순 비교해도 4.7배나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결과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는 반도체 재고 소진 주기와 물리면서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2조 달러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6.4배나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6배 정도 성장한 시총 5200억 달러의 브로드컴이나 시총 4100억 달러급의 TSMC와도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성장기는 코로나 재택근무가 본격화한 2021년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5500억 달러로 2018년보다 20%나 증가한 시기다. 이게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 사이클은 2022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으로 PC 등 전자제품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반도체는 과잉 재고로 몸살을 앓으면서 상장사 시총도 급격히 하락한 시기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와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게 반도체 불황기를 단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뉴욕증시를 이끌던 엔비디아 주가는 5거래일 중 4일간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의 방향은 고객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자의 장비 투자 여부와 생성형 AI가 예상대로 세계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아이폰이 인기를 끌던 시절 애플이나 1980년대 초반 IBM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2007년 말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7배였다가 2010년대 초는 10배로 하락했다. 테슬라처럼 시장 기대치에 따라 주가와 PER 모두 하락할 수 있다. 거품론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