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약 100년 전 그때도 그랬다. 1920년대 들어 대량 생산된 자동차가 보급되고, 라디오가 대중화됐으며, 전기가 산업 전반에 사용되며 생산혁명을 이뤄냈다. 새로운 기술은 생산성을 끌어올렸고, 기업의 수익은 크게 늘어났다. 사람들은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풍요를 누리기 시작했다. 언론은 연일 희망찬 번영의 시대를 이야기했고, 금융시장은 낙관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주식시장은 그 기대를 그대로 반영하는 무대였다. 주가는 끊임없이 상승했고,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상승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은 어느새 확신이 되었고, 확신은 다시 더 큰 투기를 불러왔다. 1930년을 코앞에 둔 1929년까지는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기우로 치부됐고, 한껏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오고 말았다. 1929년 10월 뉴욕 증시 대폭락이다.
비단 1929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붕괴뿐만 아니라 역사상 많은 버블 붕괴가 있었다. 공통점은 하나같이 '이번만은 다르다'는 맹신 속에서 그 거품이 거침없이 부풀어 올랐다는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 18세기 남해회사 버블, 20세기 후반 닷컴 열풍,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시대와 산업은 달라졌지만 투기를 부르는 시장 원리와 인간의 심리 기제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해지고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무뎌질 때 시장이라는 열차는 끝을 모르고 질주했다.
흥미로운 점은 위기의 원인이 단 하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느슨한 금융 규제, 낙관적 전망, 정책 실패, 군중심리가 서로 얽히고설키며 거대한 위험을 함께 만들어냈다. 대형 사고가 대부분 그렇듯 대공황 역시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수많은 작은 판단 오류가 누적된 결과였다. 허버트 후버 미 대통령, 찰스 미첼 내셔널 시티은행 회장, J. P. 모건을 비롯해 전설적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 윈스턴 처칠 영국 재무장관 등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선택은 오늘날 기업 경영자와 조직 리더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긴다.
1929년 가을 월가에서 무너진 것은 단지 주가만이 아니었다. 영원한 상승을 신봉했던 사람들의 확신 또한 함께 무너졌다. 그리고 그 장면은 근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것들 가운데 훗날 가장 위험한 착각으로 기록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양준영 교보문고 eBook사업팀 과장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