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정부 지원 방침에 주목
1개 동·극소형 단지 신고가 갱신…찬반 논란도
1개 동·극소형 단지 신고가 갱신…찬반 논란도

대단지로 이뤄진 아파트, 흔히 1000세대 이상을 대단지라고 하지만 소단지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에서도 1개 동 많아야 2~3개 동으로 된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는 소단지에도 포함되지 않는 극소형 단지로 묘사된다.
이런 아파트는 대단지의 기본인 1000세대와 비교해도 작아진다. 하물며 최근 부산에서 1979년 준공된 한 아파트를 지상 최고 61층 12개 동 3200 세대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말 그대로 '조족지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태로 대단지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는 말할 것도 없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설령 급매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더라도 외면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 추세를 보이면서 1~2개 동 아파트나 오피스텔인 나홀로 단지들도 급반전되면서 이른바 '귀하신 몸'이 됐다.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에서 그닥 관심을 두지 않던 나홀로 아파트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정부가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이목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정부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에 용적률 상향과 주차장 기준 등 일부 규제 등의 완화를 통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담았다.
이런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이후 건설사에서 규모가 작은 주택정비사업을 검토하는 등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소규모 대지에 1~2개 동을 건설하면서 내부 인테리어나 시스템 고급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맞추는 전략이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어떤 일이나 계획에는 찬반이 공존하게 된다. 소규모 정비사업 추진 흐름에도 동의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되레 역효과가 날 것을 우려하는 입장도 보였다.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사에서 여러 이점이 있는 대단지를 선호하는 입장은 변화가 없겠지만 정비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로 거듭나게 되면 비록 소규모 아파트라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노후 건물이 밀집한 정비사업 구역이 새 아파트로 조성되면서 단지 규모나 브랜드와 상관없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근 지역까지 영향을 주는 단지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비사업을 통해 새로운 아파트로 변신한다고 해도 수요자들의 관점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동 위치나 층 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게 현실인데 아무리 최고급으로 조성한다 해도 나홀로 아파트라는 핸디캡을 벗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서울 강남의 경우는 이런 우려에 대해 현실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특성상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에 따라 단지 사이의 좁은 땅을 활용해 300세대 미만의 소규모로 건립된 아파트라고 해도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반포의 A아파트는 전용 83.4㎡ 매물이 15억 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됐는데, 이는 1년여 만에 1억 원 이상이 오른 가격으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아파트는 1994년 준공된 154세대의 1개 동으로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였는데도 신고가를 갱신한 것은 강남이라는 특성에 따라 규모 보다 입지를 우선시하면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1인 가구나 노년 세대 중심의 41~60㎡ 초소형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 실거주나 투자 목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는 비록 1개 동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나 극소형 아파트지만 분양가가 낮은데 비해 높은 수익률과 빠른 환금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들도 이런 아파트들은 분양 사례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어 우호스런 입장이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GS건설이 분양한 개포4단지 재건축의 경우 전용 39~49㎡의 극소형 규모도 포함했을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더구나 아파트 등 집값이 상승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나홀로 아파트 단지가 소규모임에도 귀하신 몸이 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1개 동만 우뚝 서서 보기에 안 좋고, 기반시설이나 커뮤니티 시설도 열악하다'는 지적은 옛말이 되는 시대가 온 것으로 보인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