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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선행지수 모두 하락…강남권 집값도 수억원씩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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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선행지수 모두 하락…강남권 집값도 수억원씩 ‘뚝뚝’

서울 아파트값 29주 만에 하락 전환…전주 보합에서 0.01%↓
고금리·대출 규제 여파로 시작된 집값 조정 분위기 갈수록 심화
“하락 추세지만, 금리안정·높은 전세가 하방압력 저지”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값이 지난 4일 기준 모두 하락 전환했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값이 지난 4일 기준 모두 하락 전환했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인 거래량과 매수심리, 미분양 등 모든 통계가 하락 흐름을 보이며 고금리와 대출 규제 여파로 시작된 집값 조정 분위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름세를 유지하며 버티던 서울 아파트값도 2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가격 오름세가 탄탄했던 서울 강남권 고가단지에서 하락거래가 속출하면서 주택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0.01% 떨어져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지난 5월 셋째주(-0.01%) 이후 29주 만이다. 강북 14개 구와 강남 11개 구에서 모두 0.01%의 똑같은 하락 폭을 보였다.

실거래 가격이 수억원씩 내린 단지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7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59㎡는 지난달 12억원에 매매계약했다. 같은 달 17억원에 거래됐는데 채 한 달이 안 돼 5억원이나 빠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59㎡도 지난 9월 20억원, 10월에는 20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대를 유지했던 해당 평형이 지난달 25일 18억9800만원에 하락 거래됐다. 또한 지난 9월 16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84㎡도 3개월만에 3억6500만원이 떨어졌다.

이처럼 아파트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집값 향방을 가늠하는 각종 지표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1월 4주(지난달 27일 기준) 85.3으로 전주(86.4) 대비 1.1p 내렸다. 지난주 0.6p보다 내림세가 가팔라지며 4주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 거래실적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에 3861건을 정점으로 9월에 3369건을 기록한 뒤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이는 가계 대출 급증에 따른 정부의 금융제한으로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중단되면서 10월 거래량이 1000건 넘게 줄어들며 거래 흐름이 하반기 다시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집값 향방을 가름하는 대표적 지표 ‘미분양’ 통계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24가구로 전월(9513가구) 대비 7.5%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2월(1만779가구)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이같이 각종 선행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집값이 하락 추세지만 낙폭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금리가 점차 안정화하고 있고, 분양가의 급격한 상승, 높은 전셋값이 집값의 하방압력을 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