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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시가총액 '추풍낙엽' ···순매수 적극 나선 동학개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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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시가총액 '추풍낙엽' ···순매수 적극 나선 동학개미 '한숨'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형주 중심 하락폭 '심화'
삼성전자는 '5만전자' 추락하며 시총 12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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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탓에 코스피가 연초 대비 20%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매수에 적극 나선 동학개미들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대형주 부진도 심화됐다. 코스피 대형주는 올해 17.33% 하락했는데 중형주는 14.03%, 소형주는 9.89% 하락했다.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 우려로 급락장이 펼쳐진 데다가 최근에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면서 국내 증시 역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때 '10만전자'를 꿈꾸던 삼성전자는 '5만전자'에 머물러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종목들도 연초 대비 30% 이상 추락했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24% 하락하면서 부진한 양상이 두드러진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결국 강력한 지지 마지노선인 '6만전자'마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5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만 110조4409억원 줄었다. 지난해말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이 467조원에서 반년만에 357조원까지 쪼그라든 것. 여기에 우선주 시가총액 감소분 13조838억원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올해 들어 123조5248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6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12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지만 증시 반등 모멘텀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동학개미운동에 힙입어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 1월11일에는 장중 한때 9만68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 하락과 함께 다시 주춤하더니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20조원 넘게 줄어든 배경을 미국발 인플레이션 충격에서 찾는다. 실적이나 반도체 사이클 등 삼성전자 자체나 반도체 업황에서의 문제가 아닌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탓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 마저도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전세계 유동성이 저하되고 미국 제조업 지표 등이 망가지면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증권가는 매크로(거시경제) 불안 등을 이유로 이달 중순 들어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 시 5만원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8만8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각가 낮췄다.

성장주의 대표주자격인 네이버와 카카오 또한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이후 보합을 기록한 8일 하루를 제외한 9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카카오 역시 이달 들어 3일과 14일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각각 38조9617억원, 32조1162억원이다.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12조2434억원에서 71조779억원으로 올해들어 41조1655억원이 줄었다.

시가총액 30위권 종목 중 올해 가장 하락률이 큰 종목은 43%나 하락한 게임주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43% 하락하며 시가총액은 9조6434억원 까지 줄어들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가는 거의 반토막 났다. 대형주와 성장주 중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가속화하다 보니 시장에서는 경기가 침체 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있어 증시 낙폭이 커진다"며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타격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008년 이후 사실상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 완화가 완전히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하고, 엔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이 공포감에 휩쓸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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