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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가상화폐, 성장통인가? 극복 불가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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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가상화폐, 성장통인가? 극복 불가 한계인가?

대부업체 블록파이 파산 이어 LINE 거래소 비트프론트 폐쇄 선언
루나-FTX-위믹스 등 연쇄 충격에 관계자들 ‘생존’ 우려까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와 FTX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와 FTX 로고. 사진=로이터
가상화폐 시장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화폐의 등락 여부를 떠나 생존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안착을 위해 거쳐야 할 성장통이라는 소수의 긍정적 시각과 화폐 기능 및 보안에 대한 회의론 등 다수의 비관적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회사로 FTX가 한때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같은 날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프론트(BITFRONT)도 2023년 3월말까지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프론트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한국 네이버가 합작한 A홀딩스의 손자회사 LINE 소속이다.
가상화폐의 침체는 2022년 5월 루나 사태 이후 계속됐다.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UST)와 그 가치 유지를 위한 자매 코인 루나(LUNA)가 대폭락했다. 바이낸스 기준 시가총액 9위, 업비트 기준 4위였고 10만원에 달했던 코인이다. 그 여파로 디파이(DeFi) 플랫폼 ‘셀시우스’ ‘보이저디지털’과 대형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 등이 파산했으며 업비트는 결국 루나 코인의 상장 폐지를 발표한다. 규모와 상관없이 언제든, 그것도 단 몇 시간 만에 가치가 제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이번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은 극도로 위축됐다.

이 와중에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WEMIX)에 대해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다. 이후 닥사 가입 거래소 고팍스의 예치서비스 '고파이' 출금 지연, 대부업체 블록파이 파산 신청, 네이버 LINE의 거래소 BITFRONT 거래 중단 선언 등 온갖 사건들이 연달아 터진 것이다.

이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시장의 생존 가능성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 블로거 ‘피크’는 “비트코인이 '탈중앙' '조작 불가' '보안' 을 무기로 대안화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루나와 FTX 사태를 겪으면서 탈중앙화와 보안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조작 불가성 역시 시험 대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거래소와 국가의 개입으로 탈중앙화를 빙자한 중앙화 시스템이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전직 가상화폐 거래업체 한 직원은 “무엇보다 투자자 지갑의 비공개 Key를 거래소가 보관하면서 지갑 출처를 추적할 수 없어 거래소의 횡령이나 투자자 자산을 이용한 레버리지에 취약하다”며 “아직도 진행중인 FTX,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 논란은 가상화폐 보안성에 대해 근본적 의문마저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암호화폐가 정부와 금융기업들에게 속아왔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권력과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망을 제공했다”면서도 “랜섬웨어 파일을 암호화해 몸값 형태로 거래되는 등 역기능 가능성이 높아 영구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로고. 사진=로이터
가상화폐 비트코인 로고. 사진=로이터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가상화폐 투자자 윤석일씨는 “지난해와 올해 시장을 비교하면 이미 가상화폐가 대세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며 “자산시장의 전반적 침체와 미국 금리인하, 러시아 전쟁 등의 영향도 있는만큼 가상화폐의 시장 퇴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특임교수는 “루나와 FTX 사태 때 정부 대응이 매우 미흡했다”면서도 “이는 반대로 말하면 비전과 전략, 인력, 법적 안정성만 확보되면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DAXA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알고리즘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데 거래가 최종 업데이트되는 10분 사이에 이중거래가 될 위험성이 상존한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장점을 암호화폐에 더욱 단단하게 적용하면 시장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암호화폐 보유자는 690만명, 시가총액은 23조원에 달했다. 루나 사태 등 잇단 악재들로 11월 현재 이용자는 20%, 시총은 4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jk5432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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