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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추가금리인상 예고...주식 시장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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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추가금리인상 예고...주식 시장 불확실성 커져

한은, 한미간 금리 역전차 극복 차원서 금리 인상 검토하나 가계대출 증가 상황에서 차주들의 빚 부담만 늘리게 돼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은 지난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21일 새벽 3시)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정책 관련 회의를 했다. 이후 연준이 FOMC 결과를 발표하자, 국내 증권시장은 21일 일제히 폭락했다.       사진=미 워싱턴 D.C.의 미 연준 본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은 지난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21일 새벽 3시)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정책 관련 회의를 했다. 이후 연준이 FOMC 결과를 발표하자, 국내 증권시장은 21일 일제히 폭락했다. 사진=미 워싱턴 D.C.의 미 연준 본부
금리 동결이나 인하로 예상된 미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오히려 추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증시는 하반기 금리 동결과 내년 금리 인하를 염두하고 이를 선반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연준이 추가금리인상에 대한 뜻을 밝히자 불확실성에 직면한 증시는 혼선을 빚고 있다. 그동안, 금리 동결을 고수해 온 한국은행마저도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은 지난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21일 새벽 3시)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정책 관련 회의를 했다. 이후 연준이 FOMC 결과를 발표하자, 국내 증권시장은 21일 일제히 폭락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이날 하루동안 총 184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한 때 122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직전에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순매도 규모는 686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의 매매율이 적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1155억원 규모의 순매도가 있었다.

이날 증시가 폭락한 데는 FOMC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뒤집은 탓이다. 증권가에선 FOMC 결과 발표 전만 해도 주가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태도가 이미 선반영 돼 주식시장이 무난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고 금리 동결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됐다. 이에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인하하는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준의 매파적 성향만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통화 정책 기조가 금리 인하로 바뀌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새벽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 중간값도 종전과 같은 5.6%를 유지했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란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금리 인상 단행이 될 여지가 있다. 내년 점도표 중간값은 지난 6월에 제시된 4.6%보다 0.5%포인트나 높은 5.1%로 제시됐다. 내년에도 고금리 시대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리스크가 작용됐다지만 성장률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월 전망치인 1.0%보다 대폭 상향된 2.1%로 전망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넘어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 동결 소식에 국내 채권 시장도 한바탕 요동쳤다. 21일 기준 10년물은 전일 대비 6.8bp 상승한 4.031%, 3년물은 전일대비 4.0bp 상승한 3.93%를 기록했다. 10년물 4%대와 3년물 급등세는 지난해 부동산PF 사태 이후 1년 만의 일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 금리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국채 시장과 보조를 맞춰 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보다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었다. 때문에 이번 FOMC 정례회의 결과는 시장에 부정적 파급력을 보일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 채권 등 주요 금융시장 모두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채권의 경우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기를 늦췄으므로 추가적인 금리 수준 상향을 거치는 과정에 있다 "고 말했다.

한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가뜩이나 물가 상승 압력이 큰 데 미 연준이 연내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차는 사상 유례가 없는 2% 중반대를 향하게 된다. 양국 간 금리 역전차가 커질수록 원화 약세 등 환율 변동성과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은행 차원에서 이를 막기 위한 금리 인상 카드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최근 늘고 있는 가계대출 규모도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단행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되면 차주들의 빚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진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자 등 금융비용을 증가시키고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까지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야기시킨다. 때문에 한은은 미국 긴축 기조 장기화와 국제유가 불안에 따른 물가 위협, 가계부채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긴축 시그널을 꾸준히 낼 것으로 점쳐진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기조와 환율 변동성 이슈로 한은의 기준금리도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3.75%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조만간 12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봤던 원·달러 환율 전망치도 하단을 높여야 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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