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과의 공중전 엿새째인 18일 미국을 겨냥해 "이란은 결코 항복하지 않으며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반(한국시간 오후8시) 하메네이는 국영 텔레비전 성명으로 이같은 확고한 대항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는 그 전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문과 달리 자신은 '휴전이 아닌 진정한 끝장'을 추구하고 있으며 한번도 이란과 연락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5차까지 진행된 협상에 응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날 하메네이는 "이란, 이란 국민 그리고 그 역사를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은 이 나라를 향해 협박의 언어를 쓰지 않는다, 이란 국가는 굴복할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인들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미국 스스로가 회복할 수 없는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의 이날 방송 성명은 처음 대리 낭독에 이어 저해상도의 화상 속에 육성이 메아리치는 간접 발화가 뒤따랐다.
트럼프가 '하메네이 소재를 꿰뚫고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을 상기시켰지만 이전부터 하메네이는 어디서 말하지를 짐작할 수 없도록 베이지색 커튼, 이란 국기 및 호메이니 초상화 등만 보여주는 보안 조치를 취해왔다.
이스라엘은 기습 공격 첫 이틀 동안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 알리 샴카니 총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10여 명과 핵 및 미사일 과학자 9명 등을 숙소 및 현소재 파악 후의 정밀 공습으로 폭사시켰다.
일설에는 나흘 전 이스라엘이 하메네이의 소재를 알고 암살하려고 했으나 트럼프가 중지시켰다는 말이 있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습한 13일 새벽 4시 조금 지나 텔레비전을 통해 "강력히 응징할 것"을 다짐했다. 전날 트럼프가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 직후에는 플랫폼 X에 트럼프 대신 '테러집단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을 거명하며 역시 응징 방침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틀 새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바꿔 이스라엘의 대 이란 공격에 적극 개입하거나 더 나아가 독자 공격의 강경 노선으로 기운 듯한 행보를 보여 중동 정세에 대한 세계의 불안감이 심해지고 있다.
미국의 공중 재급유기 30대가 그간 중동 쪽으로 날아갔으며 칼 빈슨 항모에 이어 니미츠 항모가 아라비아해로 들어갔다. 해군 소속 구축함 3척이 지중해 배치를 끝냈다.
미국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및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 여러 나라에 4만 명이 넘는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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