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사들이 SK텔레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유심 해킹 사고 여파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SK텔레콤 목표주가를 기존 5만6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내렸고, 대신증권은 6만7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하향했다. 현대차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7만원에서 6만3000원, 6만5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IBK투자증권 역시 기존 7만원에서 6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관합동 조사 결과와 정부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35%, 12% 하향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내렸다.
올해 들어 SK텔레콤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종가는 5만39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KT는 5만7100원으로 30.22% 상승해 대조적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한 민관합동조사단은 SK텔레콤이 2021년부터 해커 공격을 받았고 2022년 자체 조사에서 이를 인지했으나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보안 관리 부실 책임을 물어 의무 가입 기간이 남은 고객의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무선뿐 아니라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도 일부 이탈하면서 가입자 순감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사태 수습 비용까지 더해져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징금 규모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전년 수준의 배당 유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회사의 고객 감사 패키지와 정보보호 혁신 방안이 이미지 실추와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비용은 일회성에 가깝고 2026년부터는 손익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관합동조사단 발표 당일인 지난 4일 SK텔레콤 주가는 5.56% 급락한 바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