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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앞둔 투자자들…"연휴 이후 반등 기대 vs 대외 변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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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앞둔 투자자들…"연휴 이후 반등 기대 vs 대외 변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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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용 기자
역대급으로 긴 추석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긴 연휴 동안 증시가 열리지 않는 만큼,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전에는 지지부진하거나 약세를 보이다가, 연휴 이후에는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4년 8월 말 2,600대 후반이었던 코스피는 추석 전 주(9월 9∼13일) 2,500 초중반까지 밀렸지만, 연휴 직후 다시 2,600선을 회복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추석 연휴 직후 5거래일간 코스피가 양(+)의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는 18차례에 달했다. 통계적으로 보면 추석 이후 증시는 대체로 '훈풍'을 맞아온 셈이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코스피가 9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추석을 맞는다. 실제 지난주 코스피는 2.5% 가까이 급락해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낙폭이 가장 컸다.
배경에는 미국 경제 지표와 외환시장의 충격이 자리한다. 미국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3.8%로 예상(3.3%)을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이 여파로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10원대로 뛰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거둬들이고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대미 투자 선불 요구' 발언도 불확실성을 더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긴 시기는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고강도 금리 인상기, 2024년 계엄령 시기였다"며 "트럼프 발언이 외환시장 불안 심리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 연휴 기간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 주목

시장 참여자들은 연휴 기간 발표될 미국 9월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예상보다 강하다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악재에 민감해진 상황이라 연휴 첫날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추석 후 저가매수 기회 될 수도"

물론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멈춘 것이 아니라 속도 조절에 불과하다는 점, 한미 관세 협상이 돌파구를 찾는다면 원화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정은 관세 협상 난항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라며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한국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극단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석 이후 협상 진전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며 "AI 소프트웨어, 로봇, 반도체 등 구조적 성장 업종 중심의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