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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자본시장 대도약' 선언...'코리아 프리미엄' 선진화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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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자본시장 대도약' 선언...'코리아 프리미엄' 선진화에 역량 집중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사진)은 5일 오후2시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장기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사진)은 5일 오후2시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장기영 기자
한국거래소의 신년 구상은 단순한 연례 계획을 넘어선, 이른바 '자본시장 대개조' 선언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생산적 금융 전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4대 핵심 전략과 12개 과제를 발표했다.

글로벌 자본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으며,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시장의 독(毒), '좀비기업'엔 자비 없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다. 그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 문제인 부실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해 거래소가 칼을 빼 들었다.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심사 인력을 보강해 한계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다. 부실기업이 시장에 잔류하며 유동성을 갉아먹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시장감시 시스템까지 도입한다. 불공정거래의 싹을 AI가 먼저 찾아내 잘라내겠다는 구상은 '개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읽힌다.

■ 혁신 기업의 '돈줄'을 뚫다...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
두 번째 승부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이제 거래소는 상장 심사기관을 넘어 혁신 성장의 촉매제가 되겠다는 포부다. AI 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맞춤형 상장 트랙을 신설하고 전문성을 높여 심사 기간을 단축한다.

특히 BDC(사업개발회사) 도입 지원은 혁신 기업들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상장된 펀드가 비상장 성장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BDC는 모험자본의 선순환을 이끄는 핵심 장치다.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을 높이고 비상장사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점 역시 시장의 기초 체력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 24시간 잠들지 않는 증시...글로벌 스탠다드를 향해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거래 시간의 확대다. 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주식시장의 프리(Pre)·애프터(After) 마켓을 개설한다. 출퇴근 시간에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는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을 향한 결정적 승부수다. 영문공시 의무화와 결제주기(T+1) 단축은 글로벌 자금이 한국 시장을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필수 요건이다. 파생상품 시장까지 24시간 문을 열게 되면 한국 증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 허브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다.

■ 미래 먹거리와 지역 균형발전
거래소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업무 전반에 AI를 전면 도입하고, 투자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신상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한다. 해외 직구로만 가능했던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와 위클리 옵션 도입은 투자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부산을 파생상품과 해양 금융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한다. 파생시장 개설 30주년을 맞아 부산 금융중심지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자본시장의 외연 확장을 의미한다.

■ 실행력이 '코리아 프리미엄'의 성패 가를 것
이번 발표는 대한민국 증시가 '저평가된 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기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처럼 구체적인 일정(6월 마켓 개설 등)과 강도 높은 인적·조직적 쇄신안이 동반된 적은 드물었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이해관계가 얽힌 상장폐지 기준 강화나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통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정은보 이사장이 선언한 '자본시장 대도약'이 실질적인 지수 상승과 투자자 수익으로 연결되기를 시장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제 한국 증시는 더 이상 과거의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위대한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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