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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더 나은 조건 가져와라"…잠수함 입찰 연장으로 한화·TKMS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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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더 나은 조건 가져와라"…잠수함 입찰 연장으로 한화·TKMS 압박

DIA, 3월 제출 제안서 불만족…4월 29일까지 산업 기여도 상향 요구
한화오션 "연평균 2만 2500개 일자리·600억 달러 경제 효과" 맞불
오타와 의회 언덕 인근에 게시된 한화오션의 군용 잠수함 광고. 캐나다 해군은 현재 4척의 구형 잠수함 중 1척만이 운용 가능한 상태로, 12척 신형 잠수함 도입은 캐나다 해군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중 전력 강화를 의미한다. 사진=캐나다 통신이미지 확대보기
오타와 의회 언덕 인근에 게시된 한화오션의 군용 잠수함 광고. 캐나다 해군은 현재 4척의 구형 잠수함 중 1척만이 운용 가능한 상태로, 12척 신형 잠수함 도입은 캐나다 해군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중 전력 강화를 의미한다. 사진=캐나다 통신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입찰 기한을 연장하며 한화오션과 TKMS 양측에 "더 나은 제안"을 요구한 배경이 공개됐다.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17일(현지 시각) 캐나다 방위투자청(DIA)의 이번 조치는 3월 2일 제출된 양사의 제안서가 캐나다 측이 기대한 경제적·산업적 혜택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현재 제안으로는 부족하다"는 공식적 인정이다.

전례 없는 '베팅 유도'…민간 출신 청장의 협상 방식


제레미 링크(Jeremy Link) DIA 대변인은 "이번 연장은 경쟁을 다시 여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군과 국가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장의 명분으로는 지난 2월 17일, 즉 3월 마감 직전에 발표된 캐나다 국방 산업 전략(DIS)에 제안서를 더 잘 맞춰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데이비드 페리(David Perry) 캐나다 글로벌 어페어스 연구소(Canadian Global Affairs Institute) 원장은 이런 방식 자체가 전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정부가 제안서에 대해 추가 질문을 요청한 사례는 있지만, 더 나은 입찰을 직접 요구한 경우는 기억에 없다는 것이다.
필리프 라가세(Philippe Lagassé) 칼턴 대학교 부교수는 이 접근법이 DIA의 최고경영자 더그 구즈먼(Doug Guzman)의 민간 은행권 출신 배경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민간 부문의 충동은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해 약간 협상해 보는 것"이라며, 공무원식으로라면 "날짜를 정하고 요건을 알렸으면 제안서를 평가하면 그만"이겠지만 "지금 프로세스는 좀 더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600억 달러·2만 2500개 일자리"…TKMS "세밀 조정하겠다"


양사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화오션은 이미 제출한 제안서가 캐나다 국방 산업 전략의 목표를 충족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스티브 정(Steve Jeong) 한화오션 해외사업 담당 부사장은 3월 2일 마감 전 제출한 제안서가 2026년부터 2044년까지 연평균 2만 25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6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핵심 광물, 항공우주, 우주, 조선, 첨단 기술, 첨단 제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캐나다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지출을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TKMS는 자사 제안이 이미 캐나다의 산업·경제·전략적 우선순위에 상당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밝히면서도, 추가 시간을 환영한다고 했다. 특정 요소들을 다듬고 캐나다 정부의 방향 및 상호 이익과 TKMS 패키지를 더 잘 맞추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F-35 교훈…카니 정부의 '국방비로 자국 산업 키우기' 전략


이번 행보는 마크 카니 총리 정부가 국방 조달을 자국 산업 기반 확충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카니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다른 나라와의 교역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국방 예산을 국내에 지출하는 방향을 강화하고 있다.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장관은 지난 가을 F-35 전투기 도입 시 경제적 혜택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캐나다 정부는 88대 전체 F-35 발주를 재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사브는 캐나다가 그리펜 전투기로 전환할 경우 파격적인 혜택 패키지를 제안하고 있으며, 록히드마틴도 전체 발주를 확정하면 캐나다 내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캐나다 법령은 주요 국방 계약을 수주한 기업이 계약 금액에 상응하는 비즈니스 활동을 캐나다 내에서 수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잠수함 12척 전체 수명주기 비용은 600억~12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니 총리는 6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DIA는 "올해 안에" 결정이 내려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