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상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하자는 주주제안이 공식 제출되면서, 단순 경영 현안을 넘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주주 측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제52기 정기주총 안건으로 지배구조 정상화와 주주가치 회복을 위한 정관 변경 및 제도 개편안을 제안했다고 12일 밝혔다.
핵심은 지난해 7월 전면 개정된 상법 제382조의3의 취지를 회사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것이다. 상법 개정 조항은 “이사는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며,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신주 발행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총주주의 이익 보호 원칙을 명문화함으로써, 과거 현 경영진 주도로 시도됐던 신주 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에는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도 포함됐다. 업무 집행과 감독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이사회의 감시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MBK 측은 현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에 맞춰 6인을 선임하고, 집중투표제를 전제로 다양한 주주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재무적 제안도 눈에 띈다.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대1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3924억 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 이후에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MBK 측은 현 경영진이 약속한 분기배당이 이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주주환원을 선언이 아닌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고려아연 주가는 6개월 새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배구조 이슈와 경영권 구도 변화 가능성을 일정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총에서 상법 개정 조항의 정관 반영 여부가 결정될 경우, 이는 단순 기업 이슈를 넘어 국내 상장사의 거버넌스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선례가 될 수 있다.
MBK 측은 이번 제안을 “경영권 분쟁이 아닌 상장회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 질서 회복 요구”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관 변경과 이사회 재편이 실제 경영권 구도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총 결과가 고려아연의 향후 지배구조뿐 아니라, 상법 개정 이후 국내 자본시장의 거버넌스 논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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