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야경』은 내 안에 이는 갈등・전투・고통을 풀어내는 과정을 담아낸다. '언제던가 깊은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던 빛, 야경이 유독 눈부시게 다가오던 날이 있었다. 찬란한 광휘(光輝)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고, 밝은 내일을 다짐한 날이었다.' 연극배우(송영광)와의 2인무는 인간의 굴레를 깨달음・각오・의지로 엮어 작품을 전개시킨다. 안무가에게 '야경'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오늘을 풀어내는 의식, 내일을 살아갈 소시민들의 희망을 상징한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장(場)이 열리면 거대한 매듭이 줄기와 뿌리, 잎사귀가 되어 우뚝 선 나무에 붙어있는 형상의 의상을 걸친 여인(이영림)이 무사처럼 서있다. 안무가는 자신의 처지와 닮아있는 상황을 운명의 '때'인 매듭으로 설정하고 관계(가족, 친지, 춤 등)라는 단어를 짐(부담)의 상징어로 사용한다. 천의 특징을 살린 소창과 광목을 남・녀의 기본베이스로 삼았고, 여인 의상에서 빨간 색은 삶의 의지, 생명(피)을 상징한다. 매듭이 많은 옷은 내적 갈등과 고통, 삶의 무게, 풀고 맺는 응어리의 상징이며, '자신을 풀어내는 과정'의 매개체이다, 상징은 삶의 순환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고'들을 맺고 푼다. 고를 풀면서 어두컴컴한 밤의 찬란한 불빛으로부터 위로받아 내일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속에서 남・녀의 애틋함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내 속에 비춰진 나', '나의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나', 거기서 오는 스스로의 애틋함을 나타낸다. 『야경』에서 우리는 제3의 자아이다. 이 둘은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인물이다. 어제와 지금의 고풀이는 오늘과 내일의 환희를 위한 것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사내의 목소리는 여인의 내면(마음)에 진동을 일으키고,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지만, 여인은 그 다름에서 '야경'같은 위로와 에너지를 얻어간다. 찬란한 불빛이 이는 풍경이 짙은 어둠을 다독이듯, '고'를 푸는 순간(공연을 하는 순간)은 여인의 가슴에 환한 야경이 드리운다. 안무가에게 '야경'은 '고'를 풀어내는 순간이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진지하게 고풀이에 몰두하다보면 세상의 '때'는 벗겨지고, 목화송이처럼 은은한 미소가 피어나기 마련이다.
『야경』의 강한 인상은 의상에서 시작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구성으로 윤심덕의 '사의 찬미'의 음울함이 『야경』의 전체 분위기를 감싼다. 시종(始終)의 소프라노의 노래는 쓸쓸하면서도 뜨거운 울림이 있다. 갈등과 충돌의 중간과 마지막 장의 고풀이 음악은 '어둠이 내게로 인다. 살아야 한다.'를 염두에 둔 음악이다. 안무가는 바람 타는 갈대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투 같은 일상에서 늘 빛을 지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야경』, 안무가의 창의적 작품 전개와 진정성이 돋보이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일본증시] 닛케이평균, 반락하며 5만2000엔 ‘붕괴’...이익실현...](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51027140004025380c8c1c064d59152449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