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전시회는 하이퐁TV의 취재 속에 열띤 관심을 모으며 성황리에 개막되었다. 특히 하이퐁 문학예술협회 소속 작가들뿐 아니라, 지역 서예가, 미술가, 문학가 등 다양한 예술 분야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문화적 소통의 장으로 확장되었다. 개막식에는 베트남의 전통 서예예술인인 '투 팝' 작가들도 참여해, 한글서예와의 예술적 유사성과 차이를 비교하며 활발한 문화적 교류가 이뤄졌다.
조안 표선희 작가는 문인으로서, 서예가로서 이중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창작 활동을 이어온 예술인이다. 그녀는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꿈이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 ‘그 길 위에서의 설렘’, ‘오늘도 행복으로 할래’ 등 네 권의 저서를 통해 따뜻한 문장과 삶의 철학을 전해왔다.
하이퐁 문학예술인협회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들은 단순한 서체나 기법 중심의 서예가 아닌, 삶의 의미와 감정을 담아낸 문장들이 글씨와 결합된 복합예술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 공간 한켠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붓을 들어 자신만의 글귀를 써보는 '한글서예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하이퐁 시민들이 직접 한국의 붓과 먹을 사용해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한국과 베트남의 서예 전통 간의 교류와 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이퐁TV 취재진이 전시 현장을 중계로 소개하며, 베트남의 고유 서예 전통 '투 팝' 작가들과의 만남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표 작가는 "베트남의 '투 팝'은 붓으로 정성과 정신을 담아 문자를 표현하는 예술로, 한글서예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문자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은 같다. 문자가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공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퐁 문학예술인협회 측은 "한글서예를 통해 한국의 정신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소중한 계기였다"며, 향후 하노이, 다낭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순회 전시도 제안할 의향을 밝혔다.
전시 개막에 앞서 표 작가는 '베·한문화센터에서 초빙강사로 위촉 되고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서예 체험강의와 시연을 진행했다. 한글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이었지만, 작가는 서예의 기본 도구 사용법부터, 먹 갈기, 종이 펼치기, 기본 획 쓰기까지 친절히 설명하고 체험기회를 제공했다.
표 작가는 "한글서예는 K-팝이나 K-드라마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내면과 정신, 역사와 문화를 가장 깊이 있게 보여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이 아름다움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과 같은 해외 현지에서 한글을 배우고 서예를 접하는 경험이 누군가의 삶에 특별한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계속 이 길을 걷는 이유"라고 말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