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재점화 우려 커져...단기 반등 가능성에도 중장기 하락 전망 여전

달러화는 이번 주에 지난 2월28일 주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직전 2주간의 하락세를 딛고 주간 반등에도 성공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번 주 0.73% 상승했다.
그동안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과도한 정부 지출에 대한 우려로 달러 약세론이 시장에 확산했으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끝내고 새로운 관세 정책을 발표한 뒤 시장 분위기를 돌려세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서한에서 8월1일부터 캐나다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대부분의 교역국에 대해 최대 20%의 일괄 관세를 예고했다.
런던의 온라인 증권사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트럼프가 전날 일괄 관세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다시 관세 불안 심리가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면서 “다만 외환시장 전반의 움직임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최근의 박스권 흐름이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가시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도 커졌다.
웰스파고의 아루프 채터지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무역 정책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에 달러 약세 포지션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과도하게 쌓여 있다”면서 “물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이란 시장의 기대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 하락한 1.169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0.8% 상승한 147.40엔까지 올랐다.
캐나다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발표한 직후 0.5% 이상 급락한 뒤, 뉴욕 시장 후반 미국 달러 대비 0.1% 하락한 1.3668캐나다 달러에 거래됐다.
관세 우려 불구...중장기 달러 약세 전망 여전
관세 우려가 다시 부상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시장 전반적으로 달러화에 대한 중장기적인 부정적 시각은 여전한 모습이다.
마라 찬단이 이끄는 JP모건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지표들이 달러 약세 신호를 다소 완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달러가 잠시 횡보하거나 반등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중요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관세 부과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화가 중장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유로화, 엔화 및 스위스 프랑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퍼스톤의 브라운 전략가도 “기본 시나리오는 중기적으로 달러가 더디지만, 꾸준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최근 단기간에 많이 하락한 만큼, 숏(매도) 포지션 청산 등으로 인해 반등 여지가 있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연초 대비 약 10% 하락한 상태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등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달러 약세의 주된 배경이다.
한편, 파운드화는 이날 0.5% 하락한 1.3511달러를 기록, 2주 만에 최저치 근처로 밀렸다. 영국 경제가 5월 기준 두 달 연속 예상 밖의 수축 국면을 보인 영향을 받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