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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부 빚’ 급증에 주요국 중앙은행 흔들린다…학계·OECD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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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부 빚’ 급증에 주요국 중앙은행 흔들린다…학계·OECD 경고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정부 부채와 차입 비용 상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압박을 받으며 ‘통화정책 흔들림’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연간 수십억 달러(약 수십조 원)의 이자 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다. 이는 물가 안정이라는 본래 목표보다 재정 부담 완화가 앞서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 영국·일본·독일까지 확산


영국에서는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6%에 달해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부채 탓에 통화정책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일 역시 30년물 금리가 3%를 넘으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긴축(QT) 속도를 늦추거나 금리 인하 압박에 더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학계·국제기구·투자업계 한목소리 경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고소득 국가들의 공공차입 규모가 17조 달러(약 2경41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이자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정치적 유인이 커졌다”며 “우리는 새로운 재정 주도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트레버 그리덤 로열런던자산운용 멀티에셋 투자 책임자는 백악관 내부 인사인 스티븐 미란 임시 연준 이사의 임명을 “재정 주도 리스크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티에리 위즈먼 맥쿼리 글로벌 금리 전략가는 선물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다섯 차례 금리 인하가 반영된 점을 지적하며 “재정 포획 거래의 조짐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 “화폐 가치·준비통화 신뢰 흔들릴 수 있어”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채권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다시 채권을 사들이고 화폐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려 할 수 있다”며 “이는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달러와 유로 같은 주요 준비통화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