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닌텐도 이어 '가격 인상 도미노'…3대 콘솔 모두 올라
전문가 "필수 오락재 인식에 수요 견고"…판매량 감소는 부담
전문가 "필수 오락재 인식에 수요 견고"…판매량 감소는 부담

20일(현지 시각) 포브스에 따르면 소니는 '어려운 경제 환경'을 공식 이유로 들며 PS5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스탠더드 모델은 기존 499.99달러에서 549.99달러로, 디지털 에디션은 449.99달러에서 499.99달러로 오른다. 고사양 모델인 PS5 프로 역시 699.99달러에서 749.99달러로 가격을 조정한다. 모두 똑같이 50달러(약 10%)씩 오르며, 주변기기 값은 그대로 뒀다.
소니의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지난 4월, 소니는 해외 시장에서 PS5 가격을 최대 25%까지 올린 바 있다. 또 5월 실적 발표 때 린 타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 관세가 하드웨어, 게임, 반도체 생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비재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내 물가 상승은 물론, 세계 공급망 불안과 반도체 가격, 게임 개발 비용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 관세·물가에…닌텐도·MS도 이미 가격 올려
콘솔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확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시장 상황'과 '개발비 상승'을 명분으로 엑스박스(Xbox) 시리즈 S·X의 가격을 20% 넘게 올렸다. 512GB 엑스박스 시리즈 S는 299.99달러에서 379.99달러로 26% 올랐고, 시리즈 X와 디지털 버전은 각각 100달러씩 올려 599.99달러와 549.99달러로 가격을 정했다. 닌텐도 역시 신제품 '스위치 2'를 2017년 나온 전작보다 50% 비싼 450달러에 내놨으며, 액세서리 가격도 5~10달러씩 올렸다. 닌텐도는 새 세대 콘솔 출시 때 고가 정책으로 대응한 반면,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올리는 전략을 써 차이를 보였다.
◇ 판매량 감소·기대작 연기 '첩첩산중'…구독 서비스로 활로 모색
소니가 콘솔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가격을 인상해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소니는 올해 콘솔 판매량 목표치를 1500만 대로 제시했는데, 2024년(1850만 대)와 2023년(2100만 대)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 기대작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의 출시가 2026년 봄으로 미뤄진 것도 판매량에 나쁜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는다. 시장조사기관 DFC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콜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스레이더'에 "해당 게임의 연기는 PS5에 상당한 타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IT 전문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소니는 PS5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대체 생산지로 베트남, 인도 등이 나오지만 짧은 기간 안에 옮기기는 어려워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셈이다.
짧게 보면 콘솔이 생필품화된 오락이라는 인식 덕분에 수요 타격은 적을 듯하다. 하지만 길게 보면 성장세가 꺾이고 'GTA VI' 같은 핵심 인기작이 없는 탓에 판매량이 주춤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PC 기반 게임 플랫폼과 경쟁이 심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인이다. 3대 콘솔 제조사 모두가 하드웨어 판매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구독 서비스(PS Plus, 게임패스 등)를 통한 수익원 다각화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