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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프랭클린템플턴, 신흥시장 투자 핵심 국가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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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프랭클린템플턴, 신흥시장 투자 핵심 국가로 평가

프랭클린템플턴의 디나 팅(Dina Ting)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  사진=프랭클린템플턴이미지 확대보기
프랭클린템플턴의 디나 팅(Dina Ting)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 사진=프랭클린템플턴
운용자산(AUM) 1조 66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을 신흥시장 투자의 핵심 국가로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방산 △조선 △K-뷰티 및 K-컬처 △의료관광 등에서 한국이 다각화된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주식은 올해 들어 달러를 기준으로 28%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S&P 500 지수(14%)의 2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달러 약세, 정책 변화, 선진국 대비 견조한 성장세, 글로벌 자본 흐름 변화 등이 반등을 이끈 결과다. 특히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및 중국 증시가 각각 약 61%, 37% 상승을 기록하며 신흥시장 랠리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먼저 프랭클린템플턴은 글로벌 메모리 칩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 기술 섹터의 반등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제조 분야의 선도적 지위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모멘텀의 핵심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한국 증시가 반도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산업 다각화를 잘 이뤄냈다고도 평가했다. 상위 3대 섹터인 통신, 기술, 산업이 각각 약 20%의 비중으로 고르게 분산되어 있으며, 금융과 소비재 기업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방산 부문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부상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방산 수출액이 2010년대 초 약 30억 달러에서 2022년 173억 달러로 급증하며 한국은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올랐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현재 한국의 방산 역량이 단순 부품 제조를 넘어 전차, 포병, 항공기, 미사일 등 완제품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부문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봤다. 세계 2위 조선 강국인 한국은 미국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핵심적인 협력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조선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역량을 재건하기 위해 수년에서 수십 년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숙련 인력과 산업 기반은 크게 부족하며,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점유율은 0.04%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미국에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K-뷰티와 K-컬처 등 한국의 소비재 및 문화 수출 역시 한국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을 일시적으로 제치며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오르기도 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이 K-팝과 한국 드라마 등 K-컬처의 세계적 인기와 결합되면서, 소비재, 패션, 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반에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프랭클린템플턴은 가파른 성장세의 의료관광 또한 한국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분야로 꼽았다. 한국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환자 수는 2023년 60만 6,000명에서 2024년 117만명으로 약 두 배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 외국인 의료관광객 역시 전체 방한관광객의 7.2%를 차지하며 2023년 5.5%에서 크게 상승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방한 의료관광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병원을 넘어 호텔 및 소매업 등 광범위한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전용 비자, 보조금, 글로벌 홍보 등 의료관광을 적극 지원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최고의 의료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증시도 올해 37%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중국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선진국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도 양호한 이익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벤처 캐피탈 시장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는 점 등 중국이 기술 및 소비재 산업에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디나 팅(Dina Ting)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은 “신흥시장이 다시 글로벌 성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면서 신흥시장 투자 여부보다 어떤 신흥시장국에 투자하느냐가 관건이 됐다”며, “그중에서도 한국은 글로벌 산업, 문화, 헬스케어가 교차하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국 ETF를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투자국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과 중국은 광범위한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자칫 놓칠 수도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