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 산업장관 “국내 일자리·기술 이전 확대 없으면 그리펜 E 추가 도입 검토” 사브는 “캐나다 현지 조립” 약속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은 록히드마틴에 국내 산업 환류 확대를 요구하면서, 사브(Saab)가 제안한 그리펜 E 조립 방안을 대체 옵션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쟁 과정부터 현재까지
2017년 시작된 ‘미래전투기 역량 사업(FFCP)’에서 캐나다는 보잉의 F/A-18E/F, 다소의 라팔, 에어버스의 유로파이터를 후보로 검토했다. 다소는 2018년, 에어버스는 2019년에 각각 포기했고, 보잉은 규격 미충족을 이유로 2021년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 2022년 국방부는 F-35A를 선택한 뒤 2023년 1월 첫 16대 구매를 확정했다. 그러나 나머지 72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제성·산업 환류 요구
아울러 첨단 무장과 기지 인프라 업그레이드 등을 위한 추가 예산으로 최소 55억 캐나다 달러(약 5조 5800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업체 30여 곳은 2025년 1월까지 미화 33억 달러(약 4조 6900억 원) 상당의 부품 공급 및 정비 계약을 확보했지만,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은 “이 수준으로는 국내 일자리와 기술 이전이 충분치 않다”며 추가 산업 환류를 요구하고 있다.
작전 효율성 논쟁
스테파니 벡 국방부 부장관과 제이미 스파이저-블랑셰 공군 사령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수호이 Su-57, 제트기 J-20·J-35 등 5세대 전투기에 맞서려면 캐나다도 동급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리 장관은 “G7국 모두 혼합 기종을 운용한다”며 “다양한 기체 도입은 산업과 안보 모두에 이롭다”고 반박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내부 연구는 혼합 전력 운용 시 훈련과 물류·정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협력 강화·향후 일정
지난해 8월 캐나다와 스웨덴은 우주·방위·첨단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는 그리펜 E 현지 조립, 기술이전, 공동 연구에 관한 구체적 방안이 담겼다. 미국은 “검토 지연이 무역 합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압박하고 있다. 캐나다 내각은 연말까지 최종 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록히드마틴·사브와 협상이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캐나다는 이번 검토를 통해 방위력 강화, 동맹 다변화, 국내 산업 육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