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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엑시노스 2600', 애플 A19 프로 전력 효율 59%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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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엑시노스 2600', 애플 A19 프로 전력 효율 59% 압도

세계 첫 2nm GAA 공정 적용…"3nm 대비 효율 25%, 성능 12% 향상"
'엑클립스 960' GPU 탑재, 갤S26 장착…A19 멀티코어 15.5% 추월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22년 '갤럭시 S22' 시리즈 이후 플래그십 모델에서 자취를 감췄던 엑시노스가 세계 최초의 2나노미터(nm) GAA(Gate-All-Around) 공정이라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화려한 복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칩은 삼성의 2nm SF2 파운드리 공정을 기반으로 하며, 독자 기술인 MBCFET™(Multi-Bridge Channel FET)을 적용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애플의 차기 칩 'A19 프로'보다 전력 효율성에서 59%나 앞선다는 벤치마크 결과가 공개되며, 스마트폰 '두뇌' 경쟁의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긱벤치 6 멀티코어 점수에서도 A19 프로보다 15.5% 높은 점수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T 전문 매체 트윅타운(TweakTown)은 지난 2일(현지시각) 엑시노스 2600 프로토타입으로 추정되는 기기의 벤치마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X(구 트위터) 사용자 '@SPYGO19726'이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엑시노스 2600은 긱벤치 6(Geekbench 6) 멀티 코어 테스트에서 불과 7.6W, 싱글 코어 테스트에서는 3.6W의 전력만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설 전류' 잡은 2nm GAA…압도적 효율의 핵심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경이적인 전력 효율은 삼성전자가 자체 2nm GAA(SF2) 공정 노드를 통해 누설 전류를 획기적으로 줄인 덕분이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가 직접 제조하는 최초의 2nm GAA 칩셋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이 총집약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GAA 구조와 MBCFET™ 기술은 기존 핀펫(FinFET) 공정 대비 전력 손실과 발열을 대폭 억제해, 스마트폰은 물론 AI 가속기나 고성능 컴퓨팅(HPC)에도 적합하다. 삼성은 3nm 공정 대비 25%의 전력 효율 향상, 12%의 성능 향상, 5%의 면적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 A19 프로 프로세서와의 비교 테스트에서 최대 59%까지 높은 전력 효율을 보였다는 점은, 2026년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렬한 성능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성능 개선 역시 뚜렷하다. GFX벤치(GFXBench) 테스트 결과, 엑시노스 2600은 이전 세대인 '엑시노스 2400' 프로세서 대비 와트당 성능(performance-per-watt)이 30%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최대 성능만 높인 것이 아니라, 동일 전력 대비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해 스마트폰의 실제 사용 경험, 특히 배터리 수명과 발열 관리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뜻이다.

엑시노스 2600은 2026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의 핵심 두뇌로 탑재될 예정이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갤럭시 S26 전 모델에 탑재가 유력하다. 만약 엑시노스가 전 모델에 탑재된다면, 삼성이 2022년 갤럭시 S22 시리즈 이후 4년 만에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 AP를 전면 탑재하는 것으로, 그간 퀄컴 스냅드래곤에 의존해왔던 전략에서 벗어나 'AP 독립'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엑시노스 2600의 구체적인 제원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1+3+6' 구성의 10코어(데카 코어) CPU 클러스터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구성은 최대 3.80GHz로 작동하는 단일 초고성능 코어, 3.26GHz의 3개 고성능 파워 코어, 그리고 약 2.76GHz로 구동되는 6개의 고효율 코어로 이뤄진다. 이 같은 비대칭적 구조는 작업 부하에 따라 최적의 코어를 배분하여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게이밍 성능을 좌우할 그래픽처리장치(GPU)로는 삼성의 새로운 '엑클립스 960(Xclipse 960)'을 탑재한다. 엑클립스 GPU는 삼성전자가 AMD와 협력해 개발해 온 핵심 자산이다. 이번 엑클립스 960은 전작의 성능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플·퀄컴과 'AP 삼국지'…파운드리 격차 해소 '신호탄'


엑시노스 2600은 시장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젠 5'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500' 칩과 플래그십 AP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GPU 성능이 관건이다. 현재까지의 루머에 따르면, 엑클립스 960 GPU의 성능은 지난해 모델인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와 애플의 최신 A19 프로 프로세서를 능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29%의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다만, 퀄컴이 새롭게 선보일 플래그십 '스냅드래곤 8 젠 5' 칩의 GPU 성능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젠 5의 GPU 성능 대결은 2026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2nm GAA 공정의 압도적인 전력 효율을 무기로 '엑시노스'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어내고, 애플과 퀄컴이 양분한 모바일 AP 시장의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2025년 하반기 2nm 공정 대량생산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TSMC의 N2, 인텔의 18A 공정과 정면승부를 벌이며 국제 파운드리 시장의 기술 격차 해소를 노리는 전략이다.

나아가 엑시노스 2600의 성공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넘어, AI 가속기, 자동차,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의 확장 적용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번 2nm 공정의 성공적인 양산과 수율 향상을 통해 퀄컴과 미디어텍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한편, TSMC와의 시장 격차를 줄여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