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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필리핀 잠수함 수주 '청신호'…중국 견제 KSS-III급 수출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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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필리핀 잠수함 수주 '청신호'…중국 견제 KSS-III급 수출 초읽기"

마르코스 대통령 APEC서 직접 회동,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 기술이전 패키지 제안…프랑스·스페인과 최종 경쟁
필리핀 대통령 커뮤니케이션실은 지난 1일 한화오션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KSS-III급)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 종합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진=필리핀 대통령 커뮤니케이션실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필리핀 대통령 커뮤니케이션실은 지난 1일 한화오션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KSS-III급)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 종합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진=필리핀 대통령 커뮤니케이션실 페이스북
필리핀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뉴스위크는 지난 4(현지시각)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화오션 경영진과 만나 한국의 잠수함 프로그램 도입을 직접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3000톤급 KSS-III급에 기술이전·MRO센터 건설 포함


필리핀 대통령 커뮤니케이션실은 지난 1일 한화오션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KSS-III)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 종합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제안에는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현지 잠수함 기지 건설, 정비·수리·정밀검사 센터 구축, 승조원 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첨단 소나와 전투시스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잠수함을 제공하고 필리핀 방산업체에 기술이전도 실시할 계획이다. 국방 전문매체 네이벌뉴스는 필리핀 해군에 제안된 'KSS-III PN'급이 최근 한국이 진수한 KSS-III Batch-II(장영실급)의 변형 모델이라고 전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2월 승인한 2조 필리핀페소(493000억 원) 규모의 군 3차 현대화 사업을 통해 잠수함 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초 로미오 브라우너 주니어 필리핀 군 사령관은 중국이 세계 최대 해군력을 운용하는 상황에서 필리핀 방어를 위해 최소 2척의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KSS-III Batch-II급 잠수함 '대한민국 장영실'호가 2025년 10월 22일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진수되는 모습. 사진= 한국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KSS-III Batch-II급 잠수함 '대한민국 장영실'호가 2025년 10월 22일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진수되는 모습. 사진= 한국 해군


프랑스 스코르펜급·스페인 S-80급과 막판 경쟁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프랑스 나발그룹의 스코르펜급, 스페인 나반티아의 S-80급과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이 사업이 대규모 수주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는 스코르펜급 잠수함 2척과 함께 필리핀 해군 훈련, 수빅 해군기지 확장 개발을 제안했다. 스코르펜급은 브라질·칠레·인도·말레이시아 등 4개국이 운용 중인 검증된 모델이다. 스페인 정부는 공기불요추진(AIP) 탑재 S-802척 공급과 함께 총 계약금의 100% 대출 주권보증을 제공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실적과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도산안창호급의 입증된 성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이 기술이전과 통합 군수지원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잠수함 60척 보유에 동남아 군비경쟁 가속화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 추진 배경에는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이 자리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잠수함 전력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은 원자력 잠수함 약 12척과 디젤 전기 잠수함 48척을 운용 중이다. 네이벌뉴스는 필리핀이 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역내 몇 안 되는 국가로, 이는 군 현대화 추진의 시급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으며, 중국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상호방위조약 동맹국인 필리핀은 한국에서 다목적 전투기 FA-50 24대를 도입했고,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초계함·원해경비함 10척을 발주하는 등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필리핀이 중국의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대 급속 확장에 대응해 외국 조선소에 추가 함정을 주문하거나 중고 선박을 획득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