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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산 엔진 단 'K9 자주포' 현지 생산 1호기 배치…아프리카 수출 전진기지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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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산 엔진 단 'K9 자주포' 현지 생산 1호기 배치…아프리카 수출 전진기지 가동

카이로 '200번 공장'서 K9A1 EGY 초도 물량 인도…기술 이전 넘어선 '제조 자립'
獨 MTU 대신 한국형 'STX 엔진' 심장 장착…"사막 1만km 주행으로 신뢰성 입증"
이집트 카이로 외곽의 국영 '200번 공장'에서 생산된 K9A1 EGY 자주포. 이 자주포는 한국산 엔진을 탑재하고 이집트 현지에서 조립 생산되어 아프리카 및 중동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사진=조나 밀리타르이미지 확대보기
이집트 카이로 외곽의 국영 '200번 공장'에서 생산된 K9A1 EGY 자주포. 이 자주포는 한국산 엔진을 탑재하고 이집트 현지에서 조립 생산되어 아프리카 및 중동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사진=조나 밀리타르

대한민국 명품 무기 체계인 K9 자주포가 북아프리카의 군사 강국 이집트에서 '완전한 현지화'를 이뤄내며 실전 배치됐다. 단순한 완제품 수출이 아닌, 핵심 부품인 엔진의 국산화와 이집트 현지 생산 라인 가동을 통해 'K-방산'의 기술적 자립과 글로벌 확장 모델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의 군사 전문 매체 조나 밀리타르(Zona Militar)는 24일(현지 시각) 이집트 군이 카이로 외곽에 위치한 국영 방산 시설인 '200번 공장(Factory 200)'에서 현지 생산된 첫 번째 K9A1 EGY 자주포 배치를 인도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력화는 이집트 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성과이자, 지난 2022년 체결된 17억 달러(약 2조4500억 원) 규모 계약의 결실이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Command and Control Vehicle) 수백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 이전(Transfer of Knowledge) 및 현지 면허 생산을 주요 조건으로 내걸었다.

매체는 이번 초도 물량 인도를 두고 "이집트와 한국 간 방산 협력이 기술 이전을 넘어 최첨단 포병 시스템의 국산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이집트는 단순한 무기 도입국을 넘어, 향후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K9 체계의 생산 및 창정비(MRO)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세계 최초 '해군용 K9'…해안포로 변신한 자주포


이번 K9A1 EGY의 가장 큰 전술적 특징은 상당수 물량이 육군이 아닌 '이집트 해군'에 배속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 세계 10여 개 K9 운용국 중 최초의 사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해군의 작전 요구 성능(ROC)에 맞춰 해상 표적 타격 능력을 부여한 '해군용 파생형'을 개발했다.

이집트 해군은 이 자주포를 해안 방어 임무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최대 사거리 40km의 155mm 포탄과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 분당 6~8발의 발사 속도를 활용해 접근하는 적 함정을 타격하거나 해안 거부(A2/AD) 작전을 수행하는 '기동형 해안포' 역할을 맡게 된다.

獨 엔진 떼고 'K-엔진' 장착…수출 통제 족쇄 풀었다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성과는 단연 '심장'의 교체다. 기존 K9 자주포는 독일 MTU사의 엔진을 탑재해 왔으나, 이는 제3국 수출 시 독일 정부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TX엔진은 1,000마력급 국산 디젤 엔진을 공동 개발해 이번 이집트 양산형 모델인 K9A1 EGY에 최초로 탑재했다. 매체는 "새로운 한국형 엔진은 기존 독일제(MTU 881 Ka-500)를 대체하며 성능 향상과 기술적 자율성을 동시에 달성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사막과 산악 지형을 포함한 10,000km 이상의 가혹한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전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