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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기가 베를린', 조용한 감원 바람…1년 새 1700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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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기가 베를린', 조용한 감원 바람…1년 새 1700명 줄었다

공장장 부인에도 노동자 평의회 데이터로 14% 감축 확인…1만2415명→1만703명
유럽 수요 급감·가동률 저하…계약 미갱신·자연 감소 '조용한 해고' 전술, 노조 갈등 심화
테슬라는 지난 1년간 기가팩토리 베를린에서 약 1700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는 지난 1년간 기가팩토리 베를린에서 약 1700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유럽 내 유일한 생산 기지인 독일 '기가팩토리 베를린-브란덴부르크'에서 지난 1년간 약 1700명의 인력이 조용히 감축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21일(현지시각) 독일 경제지 헨델스블라트가 입수한 노동자 평의회(Works Council) 내부 문서에 따르면, 현재 공장 인력은 약 1만703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공장 경영진이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고 거듭 부인해온 상황에서 드러난 수치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부인 뒤에 숨겨진 14%의 인력 감소


기가 베를린의 인력은 2024년 노동자 평의회 선거 당시 1만2415명이었으나, 현재는 약 1700명(13.8%)이 줄어든 상태다.

안드레 티에리그 공장장은 지난달까지도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실제 수치는 이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주며 테슬라의 투명성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테슬라가 공식적인 대규모 해고 통보를 피하기 위해 '임시직 계약 갱신 거부'나 '자발적 퇴사 후 미충원' 등의 방식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독일 노동법상의 복잡한 해고 절차를 우회하는 전술로 풀이된다.

유럽 시장 내 '테슬라 위기설' 가중


인력 감축의 근본 원인은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그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5년 테슬라는 유럽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폭스바겐(VW)에 내주었다. 작년 한 해 유럽 내 판매량은 약 24만 대로, 전년 대비 28% 급감했다.

기가 베를린은 연간 37만5000대 이상의 모델 Y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나, 실제 유럽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습과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의 반격으로 테슬라의 '무제한 수요' 신화가 유럽에서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는 평가다.

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


테슬라의 유럽 위기는 중국 BYD의 부상과 대조적이다. BYD는 2025년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판매업체에 등극했다. 2025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225만 대를 기록했으며, 테슬라는 8% 감소한 164만 대를 보여 61만 대 차이로 역전당했다.

서유럽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은 9월 처음으로 한국 경쟁사들을 추월했다.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8%로 한국의 7.8%를 앞섰으며, 1~9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50만3321대로 77.5% 증가했다.

노조와의 갈등과 불투명한 미래


기가 베를린은 현재 인력 감축 외에도 강력한 산별 노조인 IG 메탈(금속노조)과의 갈등이라는 또 다른 암초에 부딪혀 있다.

2026년 초로 예정된 차기 노동자 평의회 선거에서 IG 메탈이 과반을 장악할 경우, 테슬라 경영진은 유럽 내 추가 투자를 중단하거나 공장 철수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공장 확장 부지 확보와 배터리 생산 라인 증설 계획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


테슬라 기가 베를린의 위기는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 전기차 판매는 2배로 늘었다. BYD는 2026년 수출 판매 목표를 2025년 약 100만 대에서 160만 대로 설정했고, 헝가리에 첫 유럽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들도 반격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2025년 유럽 전기차 시장 1위를 탈환했으며, EU는 제조 비용을 낮추고 중국 생산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기술 요구가 완화된 소형 전기차 새 카테고리를 만들 계획이다.

테슬라의 딜레마


테슬라는 인력 1만2415명(2024년)에서 1만703명(현재)으로 약 1700명(14%) 감소했으며, 계약 미갱신 및 자연 감소 방치로 공식적인 대규모 해고 발표를 회피했다.

유럽 내 테슬라 판매량은 28% 급감했으며 폭스바겐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2026년 초 노동자 평의회 선거에서 IG 메탈 승리 시 투자 철회 위협도 있다.

테슬라가 공장의 유휴 설비를 메우지 못하고 '현금을 태우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가 베를린은 테슬라 글로벌 생산 거점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은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결정되는 중대한 해가 될 전망이다. BYD 등 중국 전기차의 공세, 폭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 업체의 반격, IG 메탈 노조와의 갈등 속에서 테슬라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