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정상회담서 장기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합의
안보 갈등 속 '정교한 경제 실리' 추구, 중국은 공동 대응 제안
트럼프발 관세 위협 속 외교 노선 변화 및 무역 불균형 해소 주목
안보 갈등 속 '정교한 경제 실리' 추구, 중국은 공동 대응 제안
트럼프발 관세 위협 속 외교 노선 변화 및 무역 불균형 해소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스타머 총리는 지난 2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며, 이는 영국 지도자로서 8년 만의 방중이다.
두 정상은 지난 수년간 첩보 활동 의혹과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재설정하고 경제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실리 위해 '정교한 관계' 선언…무역·AI 협력 확대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교육, 보건의료, 금융을 비롯해 인공지능 연구, 생명과학, 신재생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스타머 총리는 시 주석에게 "양국이 더 정교한 관계(More sophisticated relationship)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협력과 대화의 영역을 명확히 식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태도 변화를 보인 배경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무역 적자가 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영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전년보다 18% 늘어난 420억 파운드(약 75조 원)에 이른다.
스타머 총리는 동행한 영국 기업인 수십 명에게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독려하며 투자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 역시 화답했다. 중국 정부는 영국인의 무비자 입국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요 경제 강국들이 국제법 준수에 앞장서지 않으면 세계는 정글로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 강화를 겨냥한 발언으로, 영국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보 리스크와 현지 사업 환경 악화는 여전한 걸림돌
협력 기조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영국 정부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첩보 활동을 국가 안보의 장기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영국 정부는 영국 보안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중국계 기술 기업 2곳을 제재했다. 영국 정부는 "전략적이고 일관된 관계를 추구하되 안보 위협에는 철저히 경계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영국 기업들의 고충도 깊다. 중국 내 영국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300여 개 영국 기업 가운데 60%가 "지난해보다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규제 압박, 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다만 대다수 기업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철수보다는 신중한 확장 쪽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7 주요국 대중 노선 변화…안보와 실리 사이 '각자도생' 가속화
영국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캐나다와 독일 등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보여준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캐나다는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 취임 이후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낮추고 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가장 전향적인 관계 개선에 나섰으며, 독일 역시 핵심 산업 경쟁력을 위해 '위험 관리' 기반의 실용적 대중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 위협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G7 국가들이 "안보는 미국과 하되, 경제는 중국을 활용한다"는 이른바 '신(新) 정경분리' 원칙을 통해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파격적인 시장 개방 제안과 G7의 외교 다변화 노력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서방의 대중국 단일 대오 유지 여부가 국제 경제 질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