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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기지 금리 5%대로 하락…3년여 만에 6%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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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기지 금리 5%대로 하락…3년여 만에 6%선 붕괴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추이. 사진=프레디맥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추이. 사진=프레디맥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6% 아래로 내려갔다. 봄철 주택 성수기를 앞두고 얼어붙었던 주택 시장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5.98%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번 주 평균 금리는 지난주보다 소폭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월 한때 7%를 웃돌았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 점진적으로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6%선 붕괴가 심리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출업계와 부동산 중개업계는 금리가 5%대로 진입하면 관망하던 수요가 일부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최근 몇 년간 높은 금리로 주택을 매입한 기존 차주들의 재융자 신청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빌 밴필드 로켓 모기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3%대로 다시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5~6% 구간이 새로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앞자리가 5로 바뀌면 시장에 나서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3년째 침체 주택시장…성수기 앞두고 변수
미국 주택 시장은 최근 3년간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주택 판매는 1월 전달 대비 8.4% 감소해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악천후 영향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모기지 금리 하락에도 구매 활동은 아직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주택 구입용 대출 신청은 지난주 계절조정 기준으로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집값 부담도 여전하다. 2019년 이후 미국 주택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고 전기요금과 주택 보험료, 재산세 부담도 커졌다.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대형 소비를 미루는 가계도 적지 않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주택 매매 계약 취소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마거릿 웰런 웰런어드바이저리 최고경영자(CEO)는 “주택 판매를 움직이는 요인은 금리보다 일자리와 소비자 신뢰”라고 말했다.

◇주택 구매력 개선…평균 가구 33만달러대 주택 가능

금리 하락은 주택 구매력 개선으로 직결된다. 질로우에 따르면 1월 금리 약 6% 기준으로 미국 중위소득 가구는 33만1483달러(약 4억7862만원) 수준의 주택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2000억달러(약 288조8000억원)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며 주택 구매 여건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추가 금리 하락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모기지은행협회는 올해 평균 금리를 6.1%로 예상했고, 패니메이 역시 평균 6% 수준을 전망했다. 체이스 홈렌딩의 바베시 파텔 소비자채널 총괄은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5% 후반이나 6% 초반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하락이 수요를 자극할 경우 오히려 경쟁이 심화해 집값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하락이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며 가격 급락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해 주택 구매자의 약 62%는 최초 매물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