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효율 10배·위성 충전·기상 제어 '3중 구상'
미국·일본·구글도 경쟁 합류…우주 에너지 패권전 점화
미국·일본·구글도 경쟁 합류…우주 에너지 패권전 점화
이미지 확대보기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현지시각) 시디안대학교(Xidian University) 돤바오옌(段寶岩) 교수가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주리 프로젝트의 기술 현황과 기상 개입 구상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30년 지구 궤도에서 1메가와트(MW)급 전력 생산을 실증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는 이를 1기가와트(GW)로 키운다는 단계별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대기권 밖 발전소, 지상의 10배 효율…2013년 구상이 2030년 실증으로
주리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핵심 근거는 물리학적 사실에 있다. 지구 대기권은 태양에너지의 약 절반을 반사하거나 흡수한다. 대기 위 우주 공간에서는 이 손실이 없다. 밤도 없고, 구름도 없다.
이론상 발전 효율이 지상 태양광 패널의 10배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지구 상공 3만6000㎞ 정지궤도에 지름 1㎞의 원형 발전 시설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1기가와트(GW)급 전력 생산이 최종 목표치로, 이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100만㎾)과 맞먹는 규모다.
이 프로젝트를 공개 석상에서 가장 강하게 밀어붙인 인물은 중국 장정(長征) 로켓 수석 설계자인 룽러하오(龍樂豪) 중국공정원 원사다.
그는 중국과학원 주최 강연에서 "지구 상공 3만6000㎞에 폭 1㎞짜리 태양전지판을 올리면 1년 동안 지구에서 시추하는 석유 전체와 맞먹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며 이 프로젝트를 "우주판 싼샤댐을 짓는 것"에 견줬다.
창장(揚子江) 중류에 자리한 싼샤댐은 연간 발전량 1000억 ㎾h, 발전 용량 2250만㎾로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다. 룽 원사가 이를 비교 대상으로 꺼낸 것은 이 프로젝트의 규모와 국가적 상징성을 동시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2013년 처음 제안된 주리 프로젝트가 실제 궤도를 탄 것은 2022년이다. 연구팀은 그 해 충칭(重慶)시에 높이 75m의 지상 실험탑을 완공했다.
이 탑은 태양 추적부터 에너지 집중, 전기 변환, 마이크로파 전환, 장거리 전송, 수신 안테나에서의 재변환까지 우주 발전소의 전 과정을 지상에서 통째로 시뮬레이션하는 설비다.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돤 교수는 단일 마이크로파 송신기 하나가 여러 이동 수신체에 동시에 에너지를 보내는 '일대다 전송' 방식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발전소를 실제로 궤도에 올리려면 국제우주정거장(ISS) 전체보다 무거운 구조물을 우주로 운반해야 한다. 분산 발사와 궤도 상 조립이 불가피하며,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에서 시도한 어떤 건설 작업보다 큰 규모다.
룽 원사가 초중량 발사체 창정 9호(CZ-9)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정 9호는 지름 10.6m, 전체 길이 약 110m, 이륙 중량 4000t으로 저궤도 최대 운반 능력이 150t에 이른다.
"마이크로파로 태풍 경로 바꾼다"…청정에너지 기술이 안보 논란으로
주리 프로젝트를 단순한 발전소 개념에서 끌어올린 것은 돤 교수가 인민일보 기고에서 언급한 한 대목이다. 그는 마이크로파 빔을 이용해 태풍 구름 속 수분을 가열하면 폭풍의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상륙 경로 자체를 틀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안 지역의 피해를 선제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돤 교수는 "방출 에너지가 충분히 크다면 해당 지역의 대기 순환을 바꿔 태풍의 강도와 경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기술이 대규모 실험적 검증 없이는 적용할 수 없으며,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이 발언은 에너지 기술 논의를 일거에 안보·군사 영역으로 옮겨놓았다. 마이크로파 빔은 수신 대상과 방향만 바꾸면 위성을 충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적국의 위성을 무력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빔의 방향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인근 저궤도 위성의 태양전지판이 과열되거나 전기 방전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전자 장비 손상과 위성 비상 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 우주 커뮤니티에서 '민간 발전 기술'과 '우주 무기' 사이 경계선 논쟁이 불거지는 배경이다. 세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신기술 안보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AI·반도체·양자 기술과 함께 우주 분야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일본·구글도 경쟁 대열에…발사 비용 하락이 판세를 바꾼다
우주 태양광 발전 경쟁에는 중국만 있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Caltech)는 억만장자 도널드 브렌 부부로부터 1억 달러(약 1470억 원)를 투자받아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칼텍은 "1970년대 처음 구상이 나왔을 때는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었지만, 발사 비용 절감 덕분에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독자적인 무선 전력 전송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진입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우주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선캐처(Sunchatcher)'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의 상업적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발사 비용이 현재보다 10분의 1 이하로 내려가는 순간, 우주에서 태양광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비용이 지상 시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의 계산이다.
중국은 이미 에너지와 정보통신 인프라를 우주에서 함께 구축하는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채택했으며, AI·국방·재난 대응 분야에서 실시간 연산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공식 편입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이 구상의 에너지 공급원이기도 하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공상과학(SF)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그러나 각국의 베팅 규모와 기술 진전 속도를 놓고 보면, 궤도 위 발전소가 지구 에너지 지형을 다시 그리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관건은 기술이 안전 검증을 넘어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술을 누가 먼저 손에 쥐는지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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