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총과는 다른 산정 방식을 적용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의장권 남용’이자 표 대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한 편법적 조치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논란의 핵심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해석 기준을 고려아연 측이 주총 현장에서 변경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년도에 적용했던 기준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지만,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는 특정 후보에게만 표를 던지는 ‘과소 표결’을 하기도 한다. 이때 발생한 미행사 표를 그대로 사표(死票) 처리할지, 아니면 후보들에게 비례적으로 재배분(Pro-rata)할지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총 당시 예탁결제원의 집계 방식을 그대로 수용하며 기준을 확정한 바 있다. 미행사 의결권을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을 유효표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는 기존 입장과 달리 과소 표결된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 재배분하는 ‘프로라타’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준을 변경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집중투표제는 단 몇 표 차이로 이사회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표결 기준 변경은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상황에 따라 기준을 바꾸는 것은 절차적 일관성과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주주가 의결권을 일부만 행사하는 것은 투자자의 자율적 선택”이라며 “이를 사후에 재배분하는 것은 주주의 본래 의도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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