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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타곤, 5주 만에 AI 에이전트 10만개 생성…군 조직 '속도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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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타곤, 5주 만에 AI 에이전트 10만개 생성…군 조직 '속도전' 전환

제미나이 기반 플랫폼 폭발적 확산…주 18만 세션 기록
오작동 우려에도 "5~10년 검증 기다릴 여유 없다"
미 국방부 직원들이 AI 플랫폼 'GenAI.mil'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펜타곤은 5주 만에 10만 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며 군 조직 전반에 생성형 AI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미 국방부 직원들이 AI 플랫폼 'GenAI.mil'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펜타곤은 5주 만에 10만 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며 군 조직 전반에 생성형 AI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


미국 국방부가 불과 5주 만에 10만 개가 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생성하며 군 조직 전반을 '속도 중심' 디지털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무기체계 중심의 혁신을 넘어, 업무·지휘·분석 전반을 AI로 재구성하는 '전면적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

23일(현지 시각)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내부 플랫폼 'GenAI.mil'을 통해 4월 중순 기준 10만 3000개의 반자율 AI 에이전트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전체 사용 횟수는 110만 세션을 넘어섰으며, 주간 평균 18만 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스템은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기반 '에이전트 디자이너'를 핵심으로 한다. 군인과 민간 직원 누구나 자연어로 기능을 설명하면 맞춤형 AI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로코드·노코드' 방식이 특징이다.

"보고서 작성부터 작전 분석까지"…AI가 참모 역할 대체


이들 에이전트는 단순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한다. 대표적으로 사후검토보고서(AAR) 초안 작성, 작전 수행을 위한 '참모 추정치(staff estimate)' 작성, 영상 분석 보고서 생성, 재무·전략 문서 분석 등이 자동화되고 있다.

핵심은 '작성'이 아니라 '초안'이다. AI가 문서를 작성하면 인간이 최종 검토하는 구조로, 군 조직의 행정·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사용자가 기존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에이전트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활용이 특정 부서가 아닌 조직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개발자가 생성현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 방식이 군 조직에까지 침투한 것이다.

IL-5 인증 확보…비기밀 영역 전면 개방


해당 시스템은 미군 정보보안 기준인 '영향 수준 5(IL-5)' 운용 인가를 획득해 비기밀 업무에 공식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는 단순 실험 단계를 넘어 실무 체계에 편입됐음을 의미한다.
로버트 말패스는 "이제 국방부 구성원 누구나 자신의 맥락에 맞게 정보를 처리하고 AI를 활용해 업무 흐름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느린 것이 더 위험"…군 AI 도입 패러다임 전환


주목할 점은 국방부의 명확한 전략 기조다.

앤드류 메이프스는 "군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5~10년씩 걸리는 기존 방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며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적에게 뒤처지는 것이 진짜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인 '검증 후 도입'에서 '도입 후 통제'로의 전략 전환을 의미한다.

오작동 리스크 현실…"통제 가능한 위험" 판단


그러나 AI 에이전트의 급속 확산은 위험도 동반한다. 민간 영역에서는 AI가 시스템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인간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수행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테스트·평가 체계를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말패스 부책임자는 "AI 통합 워크플로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체계가 이미 구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펜타곤의 선택은 명확하다. 완벽한 안전보다 '속도와 확산'을 우선하는 전략이다. 이는 AI를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군 조직의 핵심 작동 구조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향후 전장은 무기뿐 아니라 알고리즘과 속도가 결정하는 영역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펜타곤의 이번 실험은 그 변곡점에 가장 먼저 도달한 사례로 평가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