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 3척 600만 배럴 규모 통과…미국은 실제 차단 부인
이미지 확대보기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해상에서는 원유 운송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3척이 전날 오만 해안을 따라가는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유조선의 합산 운송 능력은 600만 배럴 규모다.
◇이란은 재봉쇄 주장, 미국은 통항 지속 강조
이같은 움직임은 이란의 해협 폐쇄 주장과 실제 해상 흐름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한다고 주장했으나 선박 추적 자료상으로는 적어도 일부 원유 수송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발표가 실제 물리적 봉쇄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 상선 통항이 계속됐으며 대규모 원유와 화물이 국제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군이 해상 교통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협 봉쇄를 둘러싼 이란의 정치·군사적 메시지와 미국의 현장 판단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선박 추적 자료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유조선들이 오만 해안을 따라가는 항로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협 주변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선박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항로를 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다.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길목인 만큼,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해협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더라도 선박 운항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선사들은 항로 안전, 보험료, 전쟁위험 할증료, 제재 리스크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부 선박이 신호 송출을 줄이거나 항로를 조정하는 움직임도 이런 긴장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완전 봉쇄보다 심리적 압박 효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막힌 상태라기보다 이란의 봉쇄 주장과 미국의 통항 지속 발표가 맞부딪히는 국면에 가깝다. 실제 원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물리적 공급 차질이 현실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봉쇄 여부 자체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에너지 기업의 조달 비용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주요 수입국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해협 통항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란이 재봉쇄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원유 트레이더와 선사, 보험사에는 부담이 된다. 해협 통항이 유지되더라도 위험 프리미엄이 붙으면 시장 가격에는 압력이 생길 수 있어서다.
◇중동 긴장 속 원유시장 불안 변수로
미국과 이란이 해협 상황을 두고 상반된 설명을 내놓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지 않더라도 해상 교통을 둘러싼 불안이 길어질 경우 원유시장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실제 선박 통항량이 줄어드는지, 주요 산유국의 수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지, 보험료와 운임이 얼마나 오르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유조선이 계속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공급망이 아직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란의 봉쇄 주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