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소비세 면제 종료… 9월 1일부터 2% 과세, 내년 4%로 단계적 인상
EVE에너지 등 납품가 2% 인상 통보에 EV 완성차 "수요 침체·출혈경쟁 속 수용 불가" 반발
샤오미·리오토, '탈(脫)CATL' 가속… 베이징, 2028년까지 전고체·나트륨 배터리만 세금 면제
EVE에너지 등 납품가 2% 인상 통보에 EV 완성차 "수요 침체·출혈경쟁 속 수용 불가" 반발
샤오미·리오토, '탈(脫)CATL' 가속… 베이징, 2028년까지 전고체·나트륨 배터리만 세금 면제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정부가 지난 11년간 유지해 온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소비세 면제 혜택을 전격 폐지하고 과세를 재개하자, 극심한 내수 침체와 가격 전쟁에 짓눌린 전기차(EV) 제조사들과 배터리 공급업체들이 세금 부담을 서로에게 떠넘기기 위한 치열한 협상 분쟁에 돌입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공급 단가에 부활된 소비세를 그대로 전가하려 나선 반면, 상반기 이익률이 3%대까지 곤두박질친 완성차 업체들은 추가적인 원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9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세무총국 등의 조치에 따라 지난 9월 1일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및 관련 제품에 대한 2% 소비세가 11년 만에 공식 징수되기 시작했다.
해당 세율은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2027년 9월 1일부터 법정 최고 세율인 4%로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EVE에너지 "2% 전가" 통보에 완성차 "절대 수용 불가"… 협상 공전
과세 재개가 확정되자 배터리 제조사들은 일제히 납품 단가 인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보조금 폐지와 내수 소비 둔화로 이미 한계에 다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이 결제를 거부하면서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업계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소비세가 발효된 지 한 달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도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제조사들은 세금을 몇 대 몇으로 분담할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 소재 자동차 컨설팅사 오토모티브 포사이트(Automotive Foresight)의 예일 장(Yale Zhang) 전무이사는 "이번 사태는 전반적인 수요가 침체된 약세장에서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사가 벌이는 생존권 싸움"이라며 "최종 결과는 시장 내 개별 기업의 가격 협상력과 경영진 간의 역학 관계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JP모건(JPMorgan)은 4% 소비세가 전액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지리자동차의 '싱위안(Galaxy Xingyuan)', 리오토(Li Auto)의 'i9' 등 대표 볼륨 모델의 차량 판매 가격이 최대 0.8%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
극심한 할인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 1% 미만의 가격 인상조차 판매량 급락으로 직결될 수 있어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처지다.
마진 3.6% 車 vs 68억 달러 번 배터리… '기형적 이익 양극화'가 도화선
완성차 업계가 이토록 격렬히 반발하는 근본 배경에는 공급망 내의 극단적인 '이익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올해 상반기 산업 전체 평균 이익률은 3.6%로 급락했다.
이는 중국 전체 하류 제조업 평균 마진(6.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처참한 성적표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상반기 기준 주요 완성차 업체 전체 이익의 거의 2배에 달했다.
특히 40% 이상의 내수 점유율을 장악한 세계 1위 CATL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압도적인 457억 위안(약 9조 원)의 순이익을 쓸어 담았다.
중국 전체 배터리 산업 순이익의 85% 이상을 홀로 독식한 셈이다.
차를 조립해 파는 완성차 업체들은 적자나 박리다매에 허덕이는 반면, 핵심 부품사인 배터리 독점 기업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박탈감이 협상 거부로 분출된 셈이다.
샤오미·리오토 '탈(脫)CATL' 가속… 베이징, '전고체 배터리'로 판 갈이 유도
배터리 제조사들의 우월적 지위에 질린 완성차 업체들은 공급망 다각화와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샤오미(Xiaomi)와 리오토는 최근 CATL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CALB, 선워다(Sunwoda) 등 2선 배터리 업체들로 납품선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샤오펑(Xpeng) 역시 올해부터 독자적인 자체 배터리 팩 설계 및 패키징 체제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완성차 진영의 이탈 조짐과 규제 리스크로 인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CATL의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37% 이상 폭락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밍 리(Ming Lee) 중화권 자동차 연구 책임자는 "소비세 재개가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며, 결국 고객사와의 비용 분담 협상을 통해 흡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세 개편의 이면에는 구형 배터리의 출혈 경쟁을 억제하고 차세대 기술 혁신을 유도하려는 베이징 지도부의 정책적 의도가 깔려 있다.
중국 정부는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세금을 물리면서도,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나트륨(소듐)이온 배터리 등 첨단 차세대 기술에 대해서는 오는 2028년 말까지 소비세를 전액 면제하는 특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리튬 생태계의 과잉 공급(네이쥐안)을 세금 카드로 솎아내고, 기술 중심의 질적 고도화로 산업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리튬이온 소비세 부활을 둘러싼 배터리-완성차 간의 전면전은, 황금기를 구가하던 중국 전기차 산업이 보조금 중단과 만성적 공급 과잉 속에서 원가 분담을 놓고 벌이는 처절한 내부 제로섬 게임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배터리 원가 상승 압력이 내수 완성차 가격 인상이나 부품사 단가 후려치기로 이어지면서, 하반기 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의 재편과 구조조정 시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