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회생계획에 따른 변제가 제대로 이뤄지면 절차가 종결되지만, 계획대로 변제하지 못하면 ‘인가 후 폐지’가 이뤄지고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법원의 서류상 인가가 아니라 실제 영업에서 지속이 가능한 현금흐름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2천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인 DIP를 확보해 영업 재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임금과 상품 공급 등 급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긴급자금은 회생을 완성하는 돈이 아니라 정상화까지 버틸 시간을 사는 자금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홈플러스는 2026년 8월 13일 대형마트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재개장 초기 고객이 몰린 사실만으로 장기적인 회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예상보다 매출이 부진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시적인 할인행사와 지속적 경쟁력 회복은 구분해서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주요 상권의 대형마트가 폐점하거나 다른 용도로 개발되면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부동산 개발로 새로운 주거·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지만, 기존 소비자 편의와 주변 상권, 고용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개발이익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부담하는 비용까지 살펴야 한다.
기업회생에서 비용 절감은 중요한 수단이지만 인력 축소만으로 정상화를 이룰 수는 없다. 최근 홈플러스에서는 희망퇴직 검토와 임금 분할지급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남은 직원의 업무 부담과 사기, 고객 서비스 품질까지 고려해야 지속이 가능한 실질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천억 원 규모의 미지급 납품 대금 문제는 수많은 협력업체의 자금 사정과 연결돼 있다. 대형 유통기업의 회생은 채무자의 재무제표만 고치는 작업이 아니라, 농가·제조업체·물류업체 등 공급망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최대 주주가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기업 부실의 현실화로 위험과 비용이 직원·납품업체·채권자에게 집중된다면, 사회적 책임 논란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MBK파트너스가 회생 과정에서 부담하는 재무적 책임을 투명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트 부지를 복합시설로 개발하면 자산 유동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규모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생활 서비스와 지역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홈플러스 경영은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는 것’과 ‘유통기업 경쟁력 회복’ 사이의 균형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재무구조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 온라인 쇼핑 확대와 소비패턴 변화가 전통적인 대형마트의 사업모델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프라인 점포의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온라인·물류·신선식품·가격 경쟁력을 함께 회복해야 한다.
필자는 홈플러스 경영이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 기업회생 성적표는 법원 문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나타난다. 매출 회복, 상품 공급 안정, 직원·납품업체 대금 지급, 소비자 신뢰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매출 부진과 M&A 난항이 거론되는 만큼 향후 실행력이 중요한 시험대다.
홈플러스 회생에서 중요한 것은 ‘손익문제’만이 아니다. 오너의 경영 의지와 경영진, 채권자, 근로자, 납품업체, 소비자가 위험과 책임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핵심이다. 이익 추구가 인정되더라도 사회적 비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회생은 회사와 사람, 신뢰를 함께 살리는 것이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