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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양자·핵융합으로 美 기술 봉쇄 뚫는다"… 中, '제15차 5개년' 혁신 청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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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양자·핵융합으로 美 기술 봉쇄 뚫는다"… 中, '제15차 5개년' 혁신 청사진 공개

2026~2030년 연구개발 로드맵 확정… 반도체·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미래 전략 기술 총망라
"AI 기반 과학 연구 전환(AI for Science)이 핵심 동력"… 국가 R&D 지출 연평균 7% 이상 확대 목표
워싱턴 '제네시스 미션'과 정면 충돌… 미·중 정상회담서 반도체 이견 여전 속 원천 기술 자립 승부수
반도체 칩이 부착된 인쇄회로기판에 중국과 미국의 국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칩이 부착된 인쇄회로기판에 중국과 미국의 국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첨단 기술 전 영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최고 권위의 국립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CAS)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 기술, 제어 핵융합 등 미래 최전선 기술을 총망라한 차기 '5개년 과학기술 혁신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번 청사진은 중국 정부의 국가 중장기 경제·사회 발전 전략인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직접 부합하는 연구개발(R&D) 마스터플랜이다.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수출통제와 핵심 장비 차단선에 맞서, 집적회로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상업용 핵융합 발전 등 핵심 전략 분야에서 자립형 돌파구를 마련하고 글로벌 과학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9월 29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은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의 과학 연구를 견인할 6대 미래 중점 분야와 국가 과학 인재 육성 전략을 공개했다.

집적회로·양자·핵융합 6대 우선순위 지정… "AI for Science가 연구 패러다임 바꾼다"


중국과학원이 이번 5개년 계획에서 최우선 순위로 지정한 분야는 집적회로(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정보 기술, 생명과학 및 생명공학,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제어 핵융합(인공태양)이다.

이번 청사진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인공지능 기술을 단순한 개발 대상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기초과학과 신소재 연구 자체를 혁신하는 'AI 기반 과학 연구 전환(AI for Science)'의 핵심 축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중국과학원 공식 기관지인 중국과학일보(China Science Daily)는 "이번 계획은 AI를 활용해 연구 가설 설정부터 시뮬레이션, 실험 분석까지 과학적 연구 수행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며 "기초과학과 전략 기술 전반에서 AI 기반의 연구 혁신 돌파구를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학원은 국가 차원의 과학 인재 풀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 과학자, 수석 엔지니어, 청년 연구원, 혁신 연구팀을 육성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해외 고급 과학 인재 유치와 다자간 국제 과학 협력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R&D 예산 7% 증액… 시진핑 "기초 연구 강화해야 과학 강국"


이번 계획은 중국 지도부가 서방의 기술 제재 국면을 타개할 유일한 근본 대책으로 '기초 연구 역량'을 지목하고 재정 투입을 가파르게 늘리는 흐름 속에서 수립됐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202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중국의 총연구개발(R&D) 지출은 연평균 7% 이상의 고성장률을 유지하도록 목표치가 설정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 4월 30일 상하이 심포지엄에서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뿌리에 해당하는 기초 연구를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으며, 해당 발언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핵심 이론지인 '구시(求是·Qiushi)' 9월호에 다시 게재되며 정책적 무게감을 더했다.

美 '제네시스 미션'과 정면 대결… 미·중 반도체 평행선 속 '독자 생태계'


중국과학원이 지목한 6대 기술 분야는 지난해 11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 AI·과학 이니셔티브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의 중점 육성 전략 분야와 완벽히 일치한다.

글로벌 기술 패권의 정점을 두고 미·중 간의 기술 블록화와 헤게모니 쟁탈전이 전면전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대두 수입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통상 쟁점을 두고 일부 의견을 조율했으나, 미국의 핵심 지렛대인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관해서는 공식 발표문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아 양국 간의 구조적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산하 100개 이상의 연구소와 7만 3,000여 명의 정예 과학기술 인력을 거느린 중국과학원이 제15차 5개년 계획의 닻을 올리면서, 서방의 장비·소프트웨어 포위망을 자력으로 돌파하려는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가 향후 5년간 한층 가파른 속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