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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투자 '프록시마 퓨전', 日 후지쿠라와 손잡고 독일에 핵융합 소재 공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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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투자 '프록시마 퓨전', 日 후지쿠라와 손잡고 독일에 핵융합 소재 공장 추진

1억 4,000만 유로 투자해 니더작센주에 고온초전도(HTS) 테이프 생산거점 구축 검토
독일 자동차·화학 '에너지 비용' 탓 中 이전 위기… "원전 닫은 獨, 핵융합은 놓칠 수 없어"
메르츠 총리 방일 맞춰 독·일 '핵융합 연대' 급물살… 日 교토퓨저니어링 등 소부장 결합
뮌헨의 프록시마 퓨전(Proxima Fusion)은 독일 니더작센 주에 위치한 핵심 핵융합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후지쿠라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사진=프록시마 퓨전이미지 확대보기
뮌헨의 프록시마 퓨전(Proxima Fusion)은 독일 니더작센 주에 위치한 핵심 핵융합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후지쿠라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사진=프록시마 퓨전
인터넷 공룡 구글(Google)의 투자를 받은 유럽 최대 핵융합 스타트업 프록시마 퓨전(Proxima Fusion)이 일본의 정밀 소재 대기업 후지쿠라(Fujikura)와 손잡고 독일 현지에 핵심 핵융합 부품 제조 기지 설립을 추진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값싼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고 탈(脫)원전 정책으로 치솟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독일 핵심 제조기업들이 중국으로 대거 탈출하는 가운데, 차세대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을 선점해 제조업 붕괴를 막고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10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프록시마 퓨전은 일본 전선 및 특수 금속 기업 후지쿠라와 협력해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Lower Saxony)주에 핵융합로 핵심 소재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총 1억 4,000만 유로(약 2,150억 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되며, 차세대 핵융합 상용화의 핵심 열쇠인 '고온초전도(HTS) 테이프'를 집중 양산할 계획이다.
HTS 테이프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진공 용기 내에 강력하게 가두는 초전도 전자석을 제작하는 데 필수적인 원천소재로, 현재 전 세계에서 일본과 중국의 극소수 정밀 부품사만이 상용급 품질로 양산할 수 있다.

"獨 제조업 위기 극복 돌파구"… 값싼 에너지 찾아 中으로 떠나는 기업들


프란체스코 시오르티노(Francesco Sciortino) 프록시마 퓨전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협력은 독일 내에 새로운 첨단 제조업 생태계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독일의 자동차와 화학 산업이 경쟁력 저하 속에 불편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뒤처지고 있다"며 "중국이 공급하는 값싼 원자력과 청정 전력에 매료된 독일 제조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중국으로 대거 이전하고 있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시오르티노 CEO는 핵융합이 연쇄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차세대 반응이지만, 기존 원자력·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첨단 기술인 만큼 "독일 정부가 결코 주도권을 포기하거나 장난처럼 다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과 중국 모두 유럽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가 되기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에서, 정밀제조 역량이 검증된 일본이 가장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대체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프록시마 퓨전은 막스플랑크 플라즈마물리연구소에서 스핀오프해 2023년 설립된 이후 구글 벤처스 등을 통해 약 6억 5,000만 유로(약 9,600억 원)의 대규모 공공 및 민간 투자를 유치한 유럽 최대의 핵융합 유니콘이다.

獨 메르츠 총리 방일 계기… 양국 정상 핵융합 밸류체인 공조 가속


이번 협력 발표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일본 도쿄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시점에 맞춰 전격 공개됐다. 양국 정부는 핵융합 분야에 대한 공동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국가 전략 과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구축을 선언하며 오는 2029년까지 연구개발(R&D)과 인프라 구축에 20억 유로(약 3조 원) 이상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가속해 2023년 마지막 원전을 완전히 폐쇄했던 독일이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선택한 극적인 정책적 유턴이다.

메르츠 총리는 방일 기간 중 핵심 융합로 열배출 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본 선도 스타트업 교토 퓨저니어링(Kyoto Fusioneering)을 직접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역시 다카이치 총리 주도로 핵융합을 국가 17대 핵심 전략 부문으로 공식 지정하고, 오는 2040 회계연도까지 민관 합동으로 약 3조 1,000억 엔(약 27조 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해법… 美 CFS도 후지쿠라 부품 확보 경쟁


핵융합 발전은 무거운 우라늄을 쪼개는 기존 원전과 달리 가벼운 수소 원자핵을 태양처럼 융합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방사성 고준위 폐기물이 없고 멜트다운 위험이 없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감당할 궁극의 무탄소 기저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소비된 전력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 단계를 완전히 입증하지 못해 상용화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상존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벤처캐피털은 수십억 달러의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핵심 부품인 HTS 테이프를 둘러싼 쟁탈전은 이미 불이 붙었다. 약 4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세계 최대 핵융합 스타트업인 미국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 역시 후지쿠라 등 일본 정밀 소재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맺고 원자로 핵심 코일용 자재를 전량 선점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및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탈원전 이후 극심한 제조업 전력난에 직면한 독일의 풍부한 자본과 상용화 드라이브가, 정밀 초전도 소재 생태계를 독점한 일본의 소부장 기술력과 결합해 거대한 '민주주의 진영 핵융합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며 "중국이 주도하는 에너지 원자재 패권에 맞서 서방 첨단 기술 동맹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