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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손보사 매각, 에르고다음 '8부능선', 그린손보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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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손보사 매각, 에르고다음 '8부능선', 그린손보 '답보'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자동차 손해보험의 외국계 회사들의 매각에 엇갈린 행보가 눈에 띈다. 그 주인공은 에르고다음다이렉트와 그린손해보험이다.

최근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 손을 떼기로 결정하고 매물로 내놓으면서 에르고다음은 '일사천리', 그린손보는 '답보상태'다
에르고다음은 독일계 프랑스계 손보사인 악사(AXA)의 품에 안기게 됐다. 악사는 에르고다음의 모기업인 뮌헨리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인수합병(M&A)을 타결했다.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보험사인 에르고다음은 지난 1월 기준 수입보험료가 약 2200억원 정도다. 악사의 한국 법인인 악사다이렉트의 1월 기준 수입보험료는 4718억원, 현재 업계 10위인 악사가 에르고다음과 통합하면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국내 14개 손보사 중9위로 뛰어오른다.

악사그룹은 국내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스테판기네 악사글로벌다이렉트 최고경영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인수를 통해 한국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점유율을 23%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8부 능선'까지 진행된 에르고다음에 비해 그린손보는 매각을 원하는 기업이 나서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최근 NH농협손해보험이 그린손보 인수에 긍적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금융당국도 "농협이라면"이라며 호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보업계에서도 실제 농협의 시스템과 그린손보의 에너지가 결합돼 '시너지 상승효과'를 예상했고 새루운 농협손보가 등장할 개연성을 점치는 등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농협손보가 인수 의사를 포기함에 따라 그린손보의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5일 농협손보 고위 관계자는 "출번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사업 확장보다는 회사 안정화가 중요하다"면서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은 당분간 검토할 계획이 없다. 다른 보험사 인수를 통한 진출은 현시점에서 검토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손해보험시장에 진입한 NH농협손해보험은 현재 신보험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장기보험 신상품 개발, 인재 양성 등 조직과 시스템 안정화에 주력하는 만큼 그린손보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농협의 신경분리로 탄생한 NH농협손보는 손보사로는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사업권이 없어 그린손보를 인수해 자동차보험 사업을 할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았다.

NH농협손보가 자동차보험 사업을 하려면 인수합병을 하더라도 금융 당국의 인허가를 미리 받아야 한다.

NH농협손보가 그린손보 인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장기 보험 등 기존 상품이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을 하지 않아도 손보시장에서 당분간 시장 점유율을 무난하게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NH농협손보는 올해 1~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이상 증가한 95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올해 목표 매출액인 1조2700억원의 75%를 달성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그린손해보험이 자본금 증액 명령을 불이행해 임원의 업무집행정지와 관리임 선임 행정처분을 사전통지하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린손보는 처분의 잠정유예를 유청했지만 금융위는 이를 거부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는 약 4주간 정밀 실사를 진행하며 이와 함께 본격적인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빠르면 7월말에 공개매각 공고가 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 1400억원에 달하는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껴 포기한 기업들의 참여가 많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