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이병철회장 추모식' 충돌...참배 차별에 CJ 반발

[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삼성가(家) 형제기업인 삼성과 CJ간 ‘재산상속 분쟁’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모양이다.

삼성 창업주이자 선대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 참배를 놓고 삼성과 CJ가 다시 대립 양상을 빚고 있다.
삼성-CJ간 갈등 재연은 오는 19일 선대회장 25주기 기일을 맞아 추모식 참석의 차별 문제 때문에 불거졌다.

CJ그룹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일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과 관련해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으로부터 가족행사는 없다고 통보받았다”며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삼성그룹 참배 이후 다른 그룹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정문으로는 출입할 수 없고 이회장 생전가옥인 선영 내 한옥(경기도 용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며 삼성그룹의 처사를 비난했다.

이어 CJ는 “선대회장 추모식은 지난 24년간 단 한차례 예외도 없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참배하고 선영 내 한옥에 모여 식사를 함께 했다”고 강조하며 “가족간 조율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가족 행사를 통해 선대회장의 업적과 뜻을 기리자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라며 힐난했다.

특히 삼성이 정문 출입을 차단하고 제수 준비에 필수적인 한옥 사용마저 금지시킨 것에 CJ측은 “뒷문 출입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CJ는 “삼성측 통보대로 시간대를 달리해 추모식을 갖겠으니 예년처럼 정문 및 한옥 사용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삼성측에 이재현 회장과 부사장급 이상 CJ측 50여명의 별도 추모식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CJ의 주장에 삼성측은 “선대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으며, 올해 추모식은 그룹별로 진행하기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안내를 했을 뿐”이라며 CJ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CJ측 한옥 사용 금지 주장에 대해 “한옥은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 제수와 제기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CJ가)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선영 정문 출입 제한과 관련, “선영에 정문이 없어 가장 가까운 진입로로 안내했고, 모든 가족사와 사장들이 동일하게 미술관 문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쪽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선대회장 추모식 참석을 놓고 삼성-CJ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되자 재계에선 재산분쟁 법정다툼을 놓고 이건희 회장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삼성측에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삼성가의 양대 축인 삼성그룹과 CJ그룹 간 해묵은 앙금이 재산분쟁을 계기로 표면화되면서 19일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재계와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삼성가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은 지난 2월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회장 주식 중 상속분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특히 19일 추모식 끝내고 9일 뒤 재산분쟁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어 삼성 형제간의 대립은 선대회장 참배 갈등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