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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영, 이중근 회장 74세 후계구도는 여전히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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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영, 이중근 회장 74세 후계구도는 여전히 ‘불투명’

이 회장 슬하 3남1녀 두각 나타내지 못해…사회환원설까지 제기



▲부영그룹이중근회장
▲부영그룹이중근회장

[글로벌이코노믹=김병화기자] 부영그룹이 최근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후계구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영그룹을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건설사로 발돋움시킨 주인공 이중근 회장의 나이는 74세. 고령인 이중근 회장의 건강 등을 감안하더라도 후계구도를 확실히 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건재해서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여든을 바라보는 가운데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부영그룹에 불안감이 내재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쯤이면 자식들 중 한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인데 부영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현재 이중근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해 이삼주‧김시병‧정핵석 사장 등 4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모든 사안을 이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짐을 덜어줄 부회장도 마땅히 없고, 이 회장 홀로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슬하에 3남1녀(성훈, 성욱, 성한, 서정)를 두고 있다. 장남 성훈씨는 부영주택의 부사장, 둘째 성욱씨는 전무를 맡고 있으며, 막내 아들 성한씨는 부영엔터테인먼트를 경영하며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그리고 딸 서정씨는 휘트니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중 어느 누구도 차기회장 후보로 지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장남 성훈씨와 둘째 성욱씨가 경영수업 중이라고는 하더라도 너무 늦은 감이 있고, 현시점에서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일개 직원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 측도 두 아들의 성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영그룹 측은 “저희 부영은 회장님이 다 일을 하시기 때문에 아드님들이 옆에서 도와주셨거나, 능력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 일조를 하셨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막내 아들 성한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경영하는 부영엔터는 잇따른 흥행 실패로 지난해 5월 말 기준 부채총계(69억7100만원)가 자산총계(35억6800만원)의 2배에 달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 있고, 부영그룹 계열사로부터 운영자금 지원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어긋난 막내도련님 수발’이라는 비난여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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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을 여기까지 성장시킨 장본인인 이중근 회장이 계속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은 부영의 큰 장점이지만, 이는 반대로 이 회장 없는 부영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후계구도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부영그룹의 여러 장점들을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영그룹의 사회환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본인 입으로 사후에 회사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며 “사회환원에 대해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이것이 자칫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어차피 사회에 환원된다면 누가 회사에 정을 갖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냐”면서도 “하지만 최근 후계구도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말로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면 언제 어느 시점에 할 것인지 명확히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영그룹 측은 “회장님께서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하시긴 했지만 내용이 다르다”면서 “당시 회장님은 ‘자식이라고 해서 기업을 이어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