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CEO 스토리] <5> 최재문 팔도 부회장, 라면만을 위해 태어난 기업…비빔면·도시락 잇단 히트로 '5000만불 수출탑' 수상

공유
2

[CEO 스토리] <5> 최재문 팔도 부회장, 라면만을 위해 태어난 기업…비빔면·도시락 잇단 히트로 '5000만불 수출탑' 수상

올해 라면업계 3위 자리를 놓고 삼양식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 부회장/캐리커처=허은숙 서양화가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라면업계 3위 자리를 놓고 삼양식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 부회장/캐리커처=허은숙 서양화가
[글로벌이코노믹 김성은 기자] 1인가구의 증가에 힘입어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이 각광을 받고 있다. 비빔면의 종가이면서 지난 해 프리미엄 짜장인 팔도짜장면 등을 출시해 라면시장에서 '국물 없는 라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라면시장의 전통 강자 삼양과 3위 자리를 놓고 '면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최재문 팔도 대표 이사를 다섯 번째 인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주)팔도는 라면 브랜드명으로 첫 출발을 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1983년 8월 론칭한 라면 브랜드 명이 '팔도'였다. 한때 라면 사업부 매출이 낮아 매각을 고려했으나 2011년 맑은 국물을 내세운 꼬꼬면의 빅 히트에 힘입어 2012년 1월 (주)팔도라는 사명으로 독립했다. 이후 음료와 물류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 국내 최초 국물 없는 라면 원조 '비빔면'

조리가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해서 제2의 쌀로 불리는 라면. 팔도는 1983년 삼양라면과 농심라면의 투 톱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론칭 1개월만인 1983년 9월 '팔도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후 7개월만에 1984년 6월 우리나라 최초로 국물 없이 간편하게 비벼먹는 '비빔면'을 출시했다. 국물 없는 라면은 최근 소비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품목으로 '팔도 비빔면'은 30년을 내다본 핫 아이템으로 꼽힌다.

또한 비빔면은 지난해 짜장과 짬뽕에 이어 올해 맞붙은 '면 전쟁'의 새로운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해 프리미엄 짜장·짬봉의 인기로 활력을 되찾은 국내 라면 업계가 차기 프리미엄 아이템으로 비빔면을 주목한 것.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 2일 프리미엄 비빔면인 '갓비빔'을 출시했다. 현재 비빔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팔도는 타사의 프리미엄 비빔면에 대비, 자사 판매 10억개 돌파 기념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서 양을 20% 늘린 비빔면을 한정 출시해 1위를 수성할 계획이다.

또한 팔도는 1986년 네모난 용기에 담긴 '도시락' 라면을 선보였다. '도시락'은 컵이나 사발 형태의 용기가 대부분이었던 라면시장에서 사각용기를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제품으로, 지금까지 사각용기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오고 있다. 이후 '도시락'은 1992년 러시아에 수출하면서 팔도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 미국 등 30여 개국에 수출되는 '도시락'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2억2000만달러(약 2638억원)가 판매됐다.

국물 없는 라면은 최근 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0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년 전인 2012년(3139억원)과 비교하면 59.5%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짜장 라면을 선두로 비빔면, 볶음면 등이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짜장 라면 전체 매출은 2810억원으로 전년대비 46.7% 성장했다. 또한 팔도 '비빔면'이 이끄는 비빔면 전체 매출은 861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증가했다.

◆ '뽀로로음료' 수출로 126억 매출 신장
팔도는 또한 1995년 음료 분야로 진출한 이후 비락식혜, 산타페, 칡즙 등으로 제품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개최된 제52회 무역의 날 팔도는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은 4년 만의 쾌거다.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는 당시를 회고하며 "각 국가별로 차별화된 현지 전략을 통해 수출시장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요구와 시장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2018년에는 6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팔도가 지난 해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한 제품은 '뽀로로음료'로 1050만 달러(약 126억원)를 벌어들였다. 뽀로로음료는 총 35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제품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09.8% 성장했다. '알로에음료', '도시락', '일품짜장면'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팔도가 해외에서 가장 높은 수출을 기록한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수출액의 24%에 해당하는 1270만 달러(약 152억원)를 기록했다. 다음이 러시아, 중국, 캐나다, 홍콩 순이다.

◆ 라면업계 3위 자리 놓고 삼양과 맞붙어

현재 팔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재문(55) 대표이사 부회장은 1986년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해 기획부문장, 해외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2012년 팔도가 한국야쿠르트에서 독립한 시기부터 팔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팔도는 올해 삼양식품과 라면시장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통 강자였던 삼양은 지난 해 오뚜기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은 상황. 현재 라면 업체 4위인 팔도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삼양을 바짝 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4년 삼양의 시장 점유율은 13.3%에서 2015년 11.4%로 1.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팔도의 2015년 시장점유율은 8.7%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성장했다. 2015년 삼양과 팔도의 시장 점유율은 2.7%의 격차를 보였으나 지난 2월 삼양과 팔도는 판매 라면 총 매출기준으로 각각 9.8%, 8.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격차는 불과 1.6%로 업계에서는 마케팅 집중여부에 따라 올해 3~4위의 판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팔도는 지난 해 7월 프리미엄 짜장인 '팔도 짜장면'을 출시하면서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세프를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했다. 또한 해외 수출 시장의 다각화를 꾀해 지난 해 이탈리아, 스페인, 페루, 라오스 등 7개국을 추가로 신규 개척해 총 71개국으로 수출 국가를 늘렸다. 또한 라면, 음료 외에도 만두, 아이스크림, 스틱커피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재문 팔도 부회장은 "새로운 맛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팔도의 미래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은 기자 jad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