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한미FTA 전면 재협상보다 일부개정 추진할 듯"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우리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특별 공동위원회 설치를 공식 요청한 가운데 이를 두고 전면 재협상보다는 일부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한·미 FTA를 위해 양국 특별 공동위원회 설치를 요청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에 발송했다.
서한에는 협정문 22.2조에 따라 미국은 워싱턴DC에서 한미 특별 공동위원회를 소집해 개정 및 수정 가능성 등을 포함한 협정 운영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을 논의하자는 제안이 담겨있다.

양측 어느 한쪽이라도 요청이 있으면 30일 안에 공동위원회가 개최돼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실무협의를 통해 세부일정을 조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USTR이 통보한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단어보다는 수정(amendment 또는 modific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을 미뤄볼 때 미국이 전면 재협상보다는 일부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특히 미국의 대한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한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언급("We are renegotiating a trade deal right now as we speak with South Korea and hopefully it will be an equitable deal, it will be a fair deal for both parties")한 것에 비해 협상 압박 수위가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발언 이후 미국 업계 및 한국 정부의 반응 등이 통보 서한의 언어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 미국 내 한미 FTA를 지지하는 업계 및 의원들의 염려를 진정시키고 해당 단어가 초래할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한 선택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