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사이드] 한국수력원자력 올 2분기 보험료 전년동기비 22배 넘게 지불… 왜?

공유
1

[인사이드] 한국수력원자력 올 2분기 보험료 전년동기비 22배 넘게 지불… 왜?

“임원의 배상에 대해 책임보험 가입”… 한전이 지분 100% 보유해 임원배상 책임보험 필요없다는 감사원 지적도 ‘무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건설·운영 계약을 한국에 불리하게 체결한 한국전력의 이사회 의결이 주목받는 가운데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2분기 보험료를 임원 책임보험으로 3억여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2분기 보험료 3억155만원을 지불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보험료 1361만원에 비해 22배를 넘겼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이같은 보험료 급증은 임원의 배상에 대해 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이라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은 한수원에서 받은 ‘임원배상 책임보험 가입 추진안’을 조사한 결과, 한수원이 올해 6월 3억3100만원을 내고 500억원 한도의 책임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임원 배상책임 보험은 임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회사 및 제3자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경우 보전해주는 보험상품이다.

한수원의 보험료는 지난해 1분기 2827만원, 2분기 1361만원, 3분기 1237만원, 4분기 1581만원으로 2016년 한해 보험료가 총 7006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의 보험료도 7125만원으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1분기 2565만원, 2분기 3억155만원으로 나타나 한수원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및 이사들의 선관주의 의무 해태 등의 손실발생 등에 대비해 임원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시 회사에 손실을 끼치게 된다면 배임(背任) 등의 혐의로 개인자산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예 한수원 회삿돈으로 책임보험에 들어준 조치로 풀이된다.
한수원의 돈은 국민들이 내는 전력요금으로 운영경비를 줄여 국민들의 전기료 부담을 덜어줘야 할 한수원이 나서서 이사들의 면책비용을 대주려는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

감사원은 지난 2005년 한수원에 대해 한국전력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임원배상 책임보험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예전의 수십배에 달하는 보험료를 지불하며 이사들의 ‘안전판’을 마련한데 대해서는 노조나 시공사로부터 임원들이 손해배상을 당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수원의 집행 임원과 사외이사들은 회사 측의 보험금 지불로 앞으로 회사 측에 손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보험금 내 범위에서는 훨씬 자유롭게 됐다.

특히 한수원의 사외이사들은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고 ‘거수기’ 역할을 해도 크게 책임질 일도 없고 보수만 챙겨도 되는 대한민국 최고의 사외이사 자리를 보장받은 셈이다.

한수원 사외이사들은 올해 6월 말까지 4차례 열린 이사회에 100% 출석해 100% 찬성표를 던졌다.

한수원의 사외이사는 모두 7명으로 조성희 前 한전 충남사업본부장, 류승규 前 대한석탄공사 사장, 이진구 前 경주시의회 2,3,4,5대 시의원, 조성진 現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 이상직 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정해 現 경북대 경영대학원장, 권해상 前 駐OECD대표부 공사로 구성되어 있다.

임원 배상책임 보험으로 집행 이사들도 한층 걱정을 덜게 됐다. 한수원은 100%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한전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상법상으로도 한국전력은 언제라도 한수원 임직원을 해임할 수도 있고 선임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의 집행 임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출신의 이관섭 사장, 남주성 상임감사위원, 전휘수 부사장(발전본부장), 윤청로 품질안전본부장, 전영택 부사장(기획본부장), 이용희 사업본부장 등으로 되어 있다.

한수원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2997억원, 영업이익 2026억원, 당기순이익 10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0%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9.0%, 63.6% 급감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