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애플 상대로 제기한 중·독·미 특허소송에서 승리…26일 최종 결정

퀄컴이 작년 말 이후 중국, 독일, 그리고 심지어 애플의 고향인 미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침해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는 퀄컴이 특정 애플 아이폰 모델에 대해 미국에서의 판매 및 수입 금지 요청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지난 9월 ITC 판사는 애플이 절전 기능과 관련해 퀄컴이 제기한 특허권 침해를 인정한다고 판결을 내렸지만 모뎀 칩 시장에서의 경쟁을 해칠 것이라는 이유로 금지명령은 거부했다.
그러나 ITC가 그러한 금지명령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전체위원회가 ITC 판사 토마스 펜더(Thomas Pender)의 결정을 검토할 것을 요구해야 하며, 그 마지막 판결이 26일로 예정되어 있다. 초기 청문회에서 애플은 인텔(Intel) 모뎀 칩이 포함된 아이폰 모델의 수입을 막을 경우 5G 개발에 필요한 인텔과 퀄컴 간의 경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 성공을 거두었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애플은 아이폰 용도로 퀄컴의 모뎀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애플은 2018년 퀄컴의 모뎀 칩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까지 2016~2017년에는 퀄컴과 인텔의 모뎀 칩을 모두 사용했다. 퀄컴이 애플을 상대로 수많은 소송을 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인텔은 최종적으로 금지명령을 내리게 되면 칩 사업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과 아이폰에 대한 금지명령에 최종 승인 서명할까
ITC가 아이폰에 대해 최종적으로 금지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하면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검토 후 승인 여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이 금지명령에 명령에 동의하거나, 또는 반대하는 데 실패한다면 금지명령은 최종 결정으로 확정된다.
ITC가 아이폰에 대한 판매 및 수입 금지 조치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는 2015년 12월 FBI가 샌 버나디노(San Bernardino)에서 총격전을 벌인 시드 파록(Syed Farook)의 잠긴 아이폰 5c를 열지 못하도록 한 애플에 대해 보이콧을 요구했던 적이 있어 사이가 좋지 않다.
트럼프는 또한 애플이 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트럼프는 애플 CEO인 팀 쿡(Tim Cook)과 수 차례 만나는 등 미국의 가장 중요한 기술 업체를 보호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수출 금지 명령을 내린 미국 상무부의 결정에 대해 중국 휴대 전화 제조업체 ZTE를 방어해 준 전적이 있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ITC의 금지명령을 승인하는 서명 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자신은 아이폰 사용자로 2개의 장치를 가지고 있다. 한 모델은 그의 악명 높은 트위터 용도에 사용되며, 대통령 자신에게 전달되는(의심할 여지 없이 폭스 뉴스도 그 중 하나다) 뉴스앱이다. 두번째 아이폰은 순전히 통화 목적으로 사용되며 '버너폰(burner phone)'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