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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전시회’ 개막…미술과 한류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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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전시회’ 개막…미술과 한류 '접목'

BTS가 지난 27일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해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BTS가 지난 27일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해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예술 철학에 공감하는 작가들이 모여 세계 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 '커넥트, BTS'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8일 열렸다.

'커넥트, BTS' 서울 전시에서는 영국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의 빛과 안개를 이용한 설치작품과 BTS 안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한국 작가 강이연의 영상 작품이 공개됐다.
얀센스 작가의 설치작품은 '그린, 옐로, 핑크'의 밀폐된 원형 공간을 안개로 가득 채운 작품이다.

초록, 노랑, 핑크빛으로 물든 짙은 안개 속에서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관람객은 앞 사람과 벽에 의지해 전시 공간을 한 바퀴 돌아야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시각은 제한되지만 세상을 느끼고 바라보는 다른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강 작가는 이번 '커넥트, BTS' 프로젝트에 참여한 22명 작가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그동안 창작물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강 작가의 작품은 BTS와 더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개막 행사에는 '커넥트, BTS' 총괄 기획을 맡은 이대형 아트 디렉터와 강 작가가 참석했다.

이 아트 디렉터는 "이번 전시 프로젝트를 세계 900여개 매체가 보도하고 미술관에 국경을 초월한 많은 관객이 몰리는 등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정도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미술관 풍경 자체를 바꿨다"고 말했다.

DDP에서의 전시는 3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참여하는 뉴욕 전시는 다음 달 4일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3에서 개막한다.
런던에서 활동 중인 강 작가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BTS 팬은 아니었다"며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BTS 노래가 어떻게 그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영국에서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아미(BTS 팬클럽)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BTS는 직접 작품 제작에 참여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 자신들을 매개로 세계적인 작가와 관객을 모아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산파(주선자)' 역할을 했다.

강 작가는 "작품을 같이 만드는 식의 단편적, 일방적 협업과 달리 BTS를 통해 철학적으로 연결된 수많은 주체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존중한 새로운 개념의 협업 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공연 등 해외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BTS는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