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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한진家 ‘경영권 방어’ 승리…이사회까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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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한진家 ‘경영권 방어’ 승리…이사회까지 ‘접수’

한진칼 주총서 56.67% 찬성 얻어낸 조원태…‘조원태 체제’ 공고해져
맹공 퍼붓던 3자 연합, 한 명도 이사 진입 못해 ‘완패’…'김신배'도 부결
대한항공 자가보험·국민연금·반도건설 의결권 제한, ‘결정타’ 작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지난해 말 한진가(家) ‘남매전쟁’으로 촉발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한진 회장이 판정승을 거뒀다. 최대 현안이었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을 비롯해 한진측이 제안한 사내외 이사 6명 모두 원안대로 가결된 반면 3자 연합측 후보는 한 명도 이사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법원의 3자 연합측 반도건설 의결권 제한 명령과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연금의 ‘조원태 지지 결정’, 한진그룹 결집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3개월 간 치열했던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이 승리함에 따라 ‘조원태 체제’는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 참석 의결권 4864만5640주 중 조 회장은 찬성 56.67%(27.569,022표)을 얻어, 과반찬성을 이끌어내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반대는 43.27%(21,047,801표)였다. 56.95%의 찬성을 기록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도 사내이사에 오르게 됐다.

또한 한진측이 후보로 내세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 모두 과반 찬성으로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는 달리 3자 연합은 완패로 귀결됐다. 사내외 이사 6명과 기타비상무 이사 등은 모두 과반을 얻는데 실패했다. 당초 국민연금과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이 3자 연합측 김신배 포스코 의장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리면서 사내이사 가능성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끝내 진입이 무산된 것이다.

이날 김 의장(47.88%)을 비롯해, 배경태(43.26%) 사내이사 후보와 서윤석·여은정·이형석·구본주 등 사외이사 후보 4명도 과반을 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3자 연합의 제안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또한 43.87%로 결국 부결됐다.
이날 조 회장의 승리는 법원 가처분 신청 기각과 막판 변수였던 국민연금의 지원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법원이 3자 연합이 제기한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지분 3.79%를 유지할 수 있었고, 또 반도건설 지분 8.2% 가운데 5%만 의결권 행사를 명령하면서 격차를 10%포인트(p)가량 벌릴 수 있었다. 여기에 2.9%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까지 가세하면서 조 회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던 것이 사실이다.

법원이 반도건설의 3.2% 의결권 제한으로 3자연합이 확보한 의결권은 28.78%로 줄어든 반면 , 조 회장은 델타항공, 카카오, GS칼텍스,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에다 이번 국민연금까지 가세하면서 40%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했다.

특히 이날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의 찬성·반대율이 각각 56.67%, 43.27%였고, 조 회장측 하 부사장도 찬성 56.95%, 반대 42.99%를 얻는 등 찬반률이 6~7%p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와 국민연금 지원, 반도건설의 3.2% 의결권 행사 불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회장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한진그룹 노조와 전직 임원회 등이 조 회장을 구심점으로 결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진칼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조 회장은 의장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독한 인사말에서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지상 과제로 삼아 더욱 낮은 자세로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고, 핵심사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진통은 거듭됐다.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간 날선 신경전으로 당초 오전 9시에 개회하기로 한 주총은 위임장 중복 확인 절차로 3시간가량 지연돼 오후 12시께 개회됐다. 또 각 의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3자 연합측의 연이은 반론 제기로 의사진행이 지연됐다.

또한 9명의 사외 이사 안건 처리 과정에서 의사진행이 느려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조 회장 측이 추천한 5명과 3자 연합의 이사 후보 4명에 대해 각각 나눠 투표하는 형식으로 진행 하기도했다. 당초 9명 각각 개별로 투표를 진행하려 했다. 우려곡절 끝에 조 회장과 하 부사장 선임 건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께 표결을 마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은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규정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을 처리했다.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특별결의 규정에 따라 의결권 3분의 2이상 찬성을 이끌어 내지 못해 고(故)조양호 회장은 연임에 실패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