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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 CCDC 간부 “우한 해산물시장 코로나19 진원아닌 피해자” 말 바꾼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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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 CCDC 간부 “우한 해산물시장 코로나19 진원아닌 피해자” 말 바꾼 까닭은?

코로나19 최초의 발생원이 우한 해산물 시장이 아니라며 종래의 입장을 바꾼 중국 질병통제센터(CCDC) 가오푸(高福) 주임(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최초의 발생원이 우한 해산물 시장이 아니라며 종래의 입장을 바꾼 중국 질병통제센터(CCDC) 가오푸(高福) 주임(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발생원으로 꼽혀온 우한의 해산물 시장은 오히려 이 바이러스의 피해자에 가깝다고 중국 질병통제센터(CCDC)의 주임이 발언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래 전부터 존재 주장
최초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상당수가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에 있어 그동안 야생동물도 매매하는 화난해산물도매시장(華南海鮮批發市場)이 발병원으로 지목되어 왔다. 하지만 이의 조사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최초로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된 것이 정말로 이 시장인지 어떤지에 대해 의문시하는 견해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계의 환구시보 인터넷판에 의하면,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의 가오푸(高福) 주임은 5월 25일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우리는 처음에 바이러스의 발생원이 우한의 화난 해산물시장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시장은 오히려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라고.

그는 지난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한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팔리던 야생동물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의하면 1월 초순에 이 시장에서 채취한 검사대상 물체를 조사했는데, 하수 등의 주변 환경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지만, 동물에게는 바이러스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이 바이러스의 발생원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해명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초 환자는 해산물 시장과 접점 없어

우한은 코로나19의 감염사례가 최초로 보고된 곳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염 확대가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지금까지 발견된 증거에서는 바이러스가 원래의 숙주인 박쥐로부터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다른 동물(중간 숙주)을 개입시켜 사람에게 옮겼던 것이 시사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동물이 바이러스를 매개했는지, 어디서 최초로 사람에게 옮겼는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1월2일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돼 입원한 41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27명은 우한 화난 해산물시장과의 연결이 확인됐지만, 이 시장과 연결되지 않는 사람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중국 연구자들이 1월 하순 영국 의학지 란셋에 발표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2019년 12월 1일에 발병한 최초 환자에게는 이 시장과의 접점이 없었다. 그는 첫 환자와 그 후 환자 사이에는 역학적 유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해산물 시장에서 많은 사람에게 옮기기 전부터 아무도 모르게 사람 사이에 퍼졌을지도 모른다는 설이 타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호주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면역학자인 미셸 베이커는 영국 ‘가디언’지에 우한의 시장과 바이러스 사이에는 어떤 연계가 있으며 이 시장을 찾은 사람이 여럿 감염됐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여러 종의 동물이 만나는 이런 신선시장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 발생원은 영원히 특정할 수 없을 수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560만 명 이상의 감염이 확인되고 있으며, 사망자 수는 35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 켄트대의 바이러스 학자인 제레미 로스만 박사는 얼마 전 “향후의 연구로 박쥐나 다른 동물에 머물고 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구체(진화하기 전의 바이러스)를 특정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한 다음 “그래도 바이러스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어떻게 사람에게 감염됐는지, 그 정확한 부분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관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한에 있는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이를 전면부인하고 있으며, 트럼프 등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CCDC가 최근 들어 해산물 시장과 바이러스의 관계를 부정한 것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 진의는 여전히불분명하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