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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 쌓은 김교현호(號) 롯데케미칼 '글로벌 톱7 화학기업' 향해 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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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 쌓은 김교현호(號) 롯데케미칼 '글로벌 톱7 화학기업' 향해 잰 걸음

‘뉴 롯데’ 선봉선 롯데케미칼, 디지털 전환 ‘뿌리 내리기’ 박차
상반기 ‘흔들’...하반기 DT·설비 효율화·고부가제품 확대로 ‘반전’ 기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사진=롯데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사진=롯데케미칼

“내부 경쟁력 강화로 지금 시기 극복해 글로벌 톱7 화학업체로 거듭나겠다”


김교현(63) 롯데케미칼 대표가 사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디지털전환) 뿌리 내리기에 나서면서 밝힌 각오다. 김 대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과 내실화로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결의를 내비쳤다.

이는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이 집중하는 ‘뉴 롯데’ 가치, ‘포스트 코로나’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신 회장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고 그 범위도 확대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확산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해 왔다.

그룹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롯데케미칼이 ‘디지털 전환 DNA 심기'를 본격화하면서 그룹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마련과 지속적 성장 토대 구축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또 DT와 차별화된 성장전략으로 ‘글로벌 톱7 화학업체’로 거듭나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3월 25일 제4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역량 축소, 주요국 성장률 하락, 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톱7 화학 회사’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에탄 크래커·에틸렌글리콜(EG) 공장 가동,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위한 터키 ‘벨렌코’ 인수 등 글로벌 경영을 펼쳐온 점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글로벌 톱7 전략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부진…하반기 ‘반전’ 노린다

롯데그룹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롯데케미칼도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지난 3월 대산공장 화재 등 악재가 겹쳐 실적 반등에 발목 잡았지만 일부 사업 부문별 실적 개선과 생산설비 전환, 수요 회복 전망에 하반기 실적이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8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2분기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3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5% 감소했고 매출액은 32.1% 줄어든 2조6822억 원에 그쳤다. 또한 2분기 당기순이익은 88.7% 감소한 307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약세와 지난 3월 대산공장 사고에 따른 기회 손실과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반기 전체로 매출액은 5조9578억 원, 영업손실 531억 원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사업부문별로 보면 실적 반등 잠재력이 엿보인다. 매출액 1조4501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을 달성한 기초소재사업은 저가 원재료 투입과 일부 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은 1분기 정기보수 이후 안정적인 공장 운영과 저가 원료 투입에 힘입어 2분기에는 매출액 4432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으로 확대됐다.

연내 대산공장이 재가동되면 실적 반등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도 올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하반기에는 2분기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고 또 세계적인 경기 회복 추세에 따라 주요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연내 대산공장 가동, 고부가 제품 확대 등 기대감 상승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가동과 함께 설비 효율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나서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한화종합화학과 협력해 합성섬유와 페트(PET)병을 만드는 데 쓰이는 중간 원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기로 했다. PTA에서 손을 떼는 대신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PTA를 연간 45만t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롯데케미칼은 PTA를 생산하던 울산공장 설비를 조정해 PET, 도료, 불포화 수지 원료인 고순도이소프탈산(PIA)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발(發) 저가 경쟁으로 국산 PTA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PTA 생산을 중단하고 관련 설비를 재정비해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올레핀은 생산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액화석유가스(LPG) 크래킹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레핀은 천연가스나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 탄화수소다. 이는 주로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소재로 쓰여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롯데케미칼은 탄력적으로 LPG 원료를 투입해 원가 절감에 나서고 이와 동시에 설비를 보완해 LPG 크래킹 비율을 높여갈 방침이다. 첨단소재사업에선 ‘포스트 코로나’를 고려해 항균·항바이러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인증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협력을 통한 사업 효율성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앞두고 있다. 올해 2월 GS에너지와 합작법인 '롯데GS화학'을 설립한 롯데케미칼은 80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공장 부지에 유분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케미칼 합작사를 만들어 3조 원 규모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케미칼은 안정적인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반도체 소재와 석유화학제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종합 화학기업 ‘쇼와덴코’ 지분을 매입하는 등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 내실화에 박차,...그룹 ‘디지털 전환’ 중심축 마련


롯데케미칼은 질적 개선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기반한 내실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을 그룹 저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롯데케미칼은 ‘디지털 전환’ 뿌리내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임직원들이 제시한 디지털 전환 방안을 실무에 적용하는 등 실행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한 이후 지난해부터 선정한 실행과제를 업무에 선별 적용해온 롯데케미칼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회사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RDS(Remote Desktop System)를 구축하고 고객별 요청에 맞춘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업무에 도입했다.

또 코로나19로 출장과 대면 접촉이 어려운 현지 공장에선 ‘스마트 글래스’로 해외 슈퍼바이저와 원격 점검과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지정비·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첨단소재사업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품질판정 시스템과 컬러 매칭 시스템을 구축했다. 컬러 매칭 시스템은 다양한 제품 컬러 데이터와 이미지를 통해 염안료 처방을 예측한다. 롯데케미칼은 예측 시스템을 기초소재사업부와 그룹 내 타 화학 계열사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화학사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과 설비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무 효율화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의 시작인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