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나발니는 현재 베를린의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통일 지방 선거에서 여당에 반대하는 후보를 선택해 투표하도록 호소하고 있었다.
4기에 들어간 푸틴 대통령이 인솔하는 정권은 난공불락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년간의 임금 저하와 코로나19 봉쇄에 불만이 팽배해 푸틴의 지지율은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나발니는 이번 선거 캠페인을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20일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발니의 전략은 자신의 제휴 세력이 입후보를 금지당하면 그 외의 야당의 온건한 후보에게는 출마가 인정되는 점을 이용하는 작전이다. 나발니가 ‘스마트 투표 계획’이라고 명명한 이 작전에서, 지지자는 여당의 대립 후보로 투표해야 할 사람의 이름을 선거 전날에 이메일로 받는다. 이 작전을 통해 지난해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서는 여당인 통일러시아의 의석을 30% 이상 줄였다.
모스크바 이외에서는 작전이 불발로 끝났지만 극동 하바로프스크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2018년 선거에서 반 통일러시아 후보가 주지사로 당선됐으나 과거 살인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갑자기 구속돼 지사에서 해임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나발니 진영에서 그의 동지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스마트 투표 작전을 앞으로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발니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해 스마트 투표를 통한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011년 시위를 계기로 두각을 나타낸 나발니가 현 시점에서 야권 지도자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가 유튜브에서 당국자 부패 문제를 상세히 전한 동영상은 수백만 명의 국민이 시청했다. 푸틴 정권으로서는 눈엣가시였다.
관계자는 스마트 투표가 정부를 괴롭혀 온 것은 확실한데 문제는 야당이 직면한 것은 더 큰 문제, 즉 인력 공백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볼코프는 스마트 투표 작전이 나발니 개인과 결부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야권에는 볼코프 외에도 32세의 변호사로 모스크바에서의 시위로 유명하게 된 류보프 소보르, 반체제 인사 이반 즈다노프, 그레고리 알브로프 등의 멤버가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