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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보험업계 전망] 코로나19에도 선방한 보험사…디지털 전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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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보험업계 전망] 코로나19에도 선방한 보험사…디지털 전환 화두

손해율 하락으로 반사이익
디지털 강화·제판분리 본격화

2020년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2020년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면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했고 생명보험사도 진단과 수술 등 의료비 청구 건수와 청구 금액이 감소하는 등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으나 대면영업에 타격을 입었으며, 금리하락과 환율하락으로 투자영업이익도 축소됐다.
이에 보험사들은 2021년 디지털 역량 강화와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등에 나서며 위기를 극복해 나갈 전망이다.

◇생보사, 실적 개선됐지만 이차역마진 부담 증가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4개 2020년 1월에서 9월까지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5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중 생보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5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569억 원 대비 3.1% 늘었다.

생보사의 경우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적립했던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돼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가 2020년 6월 말 2108.33에서 9월 말 2327.89로 10.4% 상승하면서 생보사에는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발생했다.

손해율 개선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생보사의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개선되며 80%대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2023년 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 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농협생명, 동양생명 등은 신규 상품 출시 등을 통해 보장성보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다만 생보사는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이차역마진 부담 해소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 3월과 5월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렸고 현재까지 연 0.50%로 동결하고 있다.

2010년 5%까지 올랐던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까지 4%대를 유지해왔으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점차 떨어져 현재는 3%대로 내려앉았다.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실적 방어했지만…


손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자동차 운행이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를 봤다.

이에 손보사의 적자폭이 줄면서 2020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2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1983억 원 대비 10.2% 증가했다.

2020년 9월 기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포인트, 0.3%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4대 보험사의 2020년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5~89.3%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는 70%대까지 떨어졌던 2020년 3월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2019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조6000억 원 정도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손보업계는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언택트 시대 맞춰 디지털 전환 속도


코로나19로 전통적인 대면영업 방식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비대면 영업채널이 성장세를 보였다. 24개 생보사의 2020년 9월 CM(사이버마케팅)채널 초회보험료는 198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143억3200만 원) 38.3% 증가했다. 손보사의 경우 2020년 6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2조31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부터 유지·관리, 대출, 보험금 청구 등 다양한 업무를 모바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모바일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 계약과정을 디지털화한 ‘모바일 청약’을 도입했다. 한화생명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설계사를 모집하고 교육하는 ‘라이프MD’를 개발했다. 교보생명은 보험 가입 심사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시행하며 디지털 영업부를 디지털사업부로 개편했다. 아울러 데이터전략팀 등을 신설해 관련 부서를 확대·재편했다.

한화생명은 2020년 6월 사업본부를 13개(50개팀)에서 15개(65개팀)으로 변경했으며 이 과정에서 9개 사업본부를 디지털·신사업 추진을 위한 부서로 꾸렸다.

교보생명은 기존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디지털 전환)지원실로 확대·개편했다. 디지털 기술로 회사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을 넘어 신사업 모델부터 업무 프로세스, 기업문화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한 DT추진팀이 신설돼 전사적 디지털 비즈니스를 지원하며 아래에 디지털혁신지원파트도 꾸려졌다.

디지털 손보사 출범도 이어졌다. 2020년 초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 탄생에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 기반 종합 하나손해보험으로 탈바꿈시켰다.

◇"설계사 이탈 막아라" 제판분리 바람


또 2021년 보험사에는 제판분리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GA(법인보험대리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동시켜 이탈을 방지하고 영업 전문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또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2월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하고 자사 FC와 CFC 등 전속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제조와 판매 채널을 분리할 계획이다. 채널혁신추진단은 2021년 3월 최종 개편을 목표로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한다.

한화생명은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 신설 판매전문회사는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로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설립 방식은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다. 2021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