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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사가 증언한 북한의 코로나 상황…생필품 부족 봉쇄 이전 때 보다 가격 3~4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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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사가 증언한 북한의 코로나 상황…생필품 부족 봉쇄 이전 때 보다 가격 3~4배 폭등

김정은 총비서 참석 회의에선 참석자 마스크 차림 안 보인다. 사진은 노동당중앙회의 2차 총회 때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총비서 참석 회의에선 참석자 마스크 차림 안 보인다. 사진은 노동당중앙회의 2차 총회 때의 모습.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를 장기화하고 있어 수도 평양에서 생필품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알렉산더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언론에 밝힌 것으로,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 감염 ‘제로’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 한편 외국인 주재원을 포함한 거주자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외국인이라도 맞는 옷·신발 서로 교환

그가 한 이달 8일(현지시각)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파를 탔다. 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의약품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며 마체고라도 이를 강하게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체제도 취약해 북한 당국자도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서 발생하면 이에 대처할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유입 자체를 철저히 막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현실도 공식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

계속되는 국경 봉쇄로 인해 평양에서는 밀가루, 설탕 등 생필품 구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이즈가 맞는 옷이나 신발도 보이지 않아 어렵사리 찾아도 가격은 국경 봉쇄 전의 3~4배에 이른다고 한다.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서로(의 아이들)에게 (사이즈가 맞는) 옷과 신발을 교환해 주고 아이들에게 입히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한다.

북한의 국경 봉쇄는 지난해 1월 시작됐고 신종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이 수그러들지 않아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재 외교관 및 국제기구 직원 상당수가 북한을 떠났으며 외국 공관도 활동을 중단했다. 남은 사람들도 지난해 1월 이후에는 평양 밖으로 이동을 할 수 없다. 그사이 입북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내 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자와 원자재 수입이 막히면서 기업소가 대거 문을 닫고 주민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1억 명을 넘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에 감염자 제로라는 보고를 계속하고 있다.

■ 아직도 김정은 앞에선 마스크 착용자 없어

북한에서는 이달 8일부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2차 총회가 시작돼 지난달 당 대회에서의 결정사항을 실천에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개막에 즈음해 신종 코로나로 인한 비상 방역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경제건설을 활기차게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시를 내리더라도 국경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시대로 계획이 진행되리라는 보장은 없고, 김 총비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총회에 관한 공식 보도에서 보듯 회장에서 마스크 차림의 참가자는 없는 것 같다. 지난달 열린 당대회에서도 김 총비서가 참석하는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철저한 검역과 격리조치를 취하면서 마스크 차림의 참가자를 찾기 어려웠다. 한편 당대회 산하 각 부문별 협의회에서는 김 총비서가 불참한 탓인지 발언자 외에는 모두 마스크 차림이었다.

북한 외무성은 당 대회를 앞둔 지난해 12월 7일 평양 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신종 코로나 대책으로 ‘초특급’ 방역 조치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북한 당국은 ‘초특급’ 방역 조치로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위해 외교 숙소 정문이나 중국, 러시아 대사관 앞에 의료기기 배치, 각 성‧청 관계자 면담은 전화로만 할 것, 교회나 사원 등의 예배에 15명 이상이 모이지 않도록 한다는 등의 5개 항 방역지침을 철저히 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