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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썩은 알’에서 ‘황금알’ 낳는 거위 변신...“그래도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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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썩은 알’에서 ‘황금알’ 낳는 거위 변신...“그래도 배고프다”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편드가 '황금알' 낳는 거위로 탈바꿈해 거액의 순익을 내고 있지만 손정의 회장은 여전히 배고프다며 만족하지 않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편드가 '황금알' 낳는 거위로 탈바꿈해 거액의 순익을 내고 있지만 손정의 회장은 여전히 "배고프다"며 만족하지 않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3조 엔(31조 7000억 원)이 좋아할 만한 숫자는 아니다. 오히려 이 정도인 게 부끄럽다"

소프트뱅크그룹(SBG)이 2020년 4~12월(회계기준 1~3분기)까지의 결산 결과 3조 551억 엔의 순이익을 냈지만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 회장은 만족하지 않았다.
이익의 대부분은 10조 엔 이상의 자금을 전 세계 벤처기업에 투자한 비전펀드가 냈다. 2017년부터 운용하는 1호 펀드와 2020년 시작한 2호 펀드로 총 2조 7288억 엔의 투자 이익을 기록했다.

보유한 상장주식의 주가 상승과 미상장주의 평가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으로 이 부분이 2조 842억 엔에 이른다. 최근의 주가 상승에 의해 결산 발표 시점에서는 수천억 엔이 더 불어났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경이적인 이익을 가져온 것이 지난 12월에 상장한 미국의 음식배달 서비스 기업 '도어대시'다. 비전펀드는 2018년부터 4회에 걸쳐 총 700억 엔을 투자했는데, 상장 후인 12월 말 시점에서 시가는 약 9300억 엔으로 뛰었다.

2018년 12월, 약 7900억 엔을 투자해 다음 해 5월에 상장한 미국의 승차공유 대기업 우버테크놀로지스는 한때 주가가 폭락했지만 2020년 후반에 반등해 12월 말 기준 시가가 1조 1700억 엔을 기록해 이익을 안겨 주었다.

비전펀드는 한때 '썩은 달걀'만 낳는다고 했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등의 손실로 몸살을 앓은 비전펀드였지만 지금은 문자 그대로 'V자' 회복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경우, 비전펀드 투자기업을 포함해 올해 상장하거나 매각할 기업은 11개사에 이른다.

앞으로의 투자 성적을 좌우할 것은 지난해 가을 운용을 시작한 2호 펀드다. 위워크 문제 등으로 외부 투자자가 모이지 않았고 결국 소프트뱅크그룹 자기 자금으로 운용하게 됐다. 이미 28개 회사에 약 43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주가 상승과 평가가치 상승으로 보유 자산이 12 월 말 현재 약 93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50억 달러를 잠재적으로 벌어들인 것.
1호 펀드에 비해 구조가 많이 달라졌고 수백 명의 펀드매니저를 의료나 핀테크 등 전문 분야별 나눈 분업시스템이 갖춰졌다. 2호 펀드의 투자회사는 현재 딜이 진행중인 회사까지 포함하면 40개 가까이 늘었다.

변수는 알리바바와 지난해 여름 발족한 상장주의 투자 펀드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해 가을 스마트폰 결제앱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크게 떨어졌다. 중국 규제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지적해 제동을 걸었다. 알리바바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의 보유 주식 가치는 2020년 9월 말 30조 9000억 엔에서 12월 말 26조 9000억 엔까지 떨어졌다.

상장주 투자 펀드는 2020년 3월 발표한 4조 5000억 엔 자산매각 프로그램에서 생겨난 잉여자금 운용 수단으로 지난해 여름 시작됐다. 자산 매각과 자금화는 결과적으로 계획을 웃돌아 5조 6000억 엔까지 진행됐다.

이번 결산에서 밝혀진 12월 말 시점의 상장주 투자 사업 성적은 1000억 엔이 조금 넘는 적자였다. 중장기 투자라고는 해도 파생 금융 거래 등에서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