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LOL 대항마에서 커뮤니티 게임으로...사이퍼즈가 걸어온 10년

공유
0

LOL 대항마에서 커뮤니티 게임으로...사이퍼즈가 걸어온 10년

LOL과 경쟁해 밀려났으나 '3인칭 액션 AOS'로서 차별화
2016년 운영 문제 일으켜 이용자 절반 줄어드는 위기 맞아
커뮤니티 게임으로 살아남아 경쟁작 '최강의 군단' 물리치기도

네오플 '사이퍼즈'. 사진=네오플이미지 확대보기
네오플 '사이퍼즈'. 사진=네오플
지난 몇 년 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LOL)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지 않았다. 많은 AOS 게임들이 LOL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결국 그 자리를 빼앗지 못했다. 그런데 LOL 출시 초반 한국 AOS '왕좌'를 두고 겨뤘던 게임이 있다. 바로 사이퍼즈다.

사이퍼즈는 당시 '던전 앤 파이터'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네오플이 2011년 6월 30일에 정식 출시했다. 전략 시뮬레이션들과 비슷한 쿼터뷰를 채용한 다수의 AOS 게임들과 달리 사이퍼즈는 3인칭 시점을 채용했다.
LOL은 사이퍼즈보다 몇 개월 늦은 12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 몇 주 동안 사이퍼즈와 LOL은 PC방 순위 10위권에서 경합을 벌였으나 이듬해 2월 LOL은 사이퍼즈는 물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국민 게임들을 누르고 PC방 순위 탑3에 올라섰다.

사이퍼즈에서 2012년 3월 진행한 'lollol' 이벤트 이미지.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사이퍼즈에서 2012년 3월 진행한 'lollol' 이벤트 이미지. 사진=넥슨

오래 전 사이퍼즈를 즐겨 했다고 밝힌 IT업계 관계자는 "LOL로 인해 사이퍼즈 전성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게임트릭스가 발표한 월간 PC방 이용자 수를 보면 2011년 12월 12만 1622명이었던 사이퍼즈 이용자 수는 3개월마다 약 1만 명이 빠져나갔다.

LOL에게 밀렸다고 해서 사이퍼즈가 완전히 끝장난 것은 아니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시 사이퍼즈와 롤을 모두 즐겁게 했다"며 "사이퍼즈는 3인칭 시점에서 격투게임을 연상시키는 역동적 액션을 즐길 수 있어 LOL과 다른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PC방 리서치 그룹 '게임트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9월 9만 명까지 떨어졌던 사이퍼즈 이용자 수는 12월 오히려 10만 명으로 회복됐다. 이후 사이퍼즈 월간 이용자 수는 몇 년 동안 최소 7만 명 중반에서 최대 9만 명 후반을 유지했다.

사이퍼즈에게 있어 분기점이 된 해는 2016년이다. 이 해 사이퍼즈는 2월부터 5개월 동안 신 캐릭터를 내지 않거나 여름 수영복 코스튬 이벤트로 선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5년 12월 기준 7만 3800명이었던 월간 PC방 이용자 수는 1년만에 3만 5600명으로 폭락했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트위터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 즈음부터 사이퍼즈 운영진은 코스튬, 스킨 위주로 패치 방향을 바꿨고, 이용자들 역시 사이퍼즈를 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끝없이 떨어지던 이용자수는 3만 명 중반대로 안정화됐고, 사이퍼즈는 살아남았다.

'사이퍼즈'의 대체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앞서 2014년, 던전 앤 파이터, 사이퍼즈의 메인 디렉터 김윤종이 '에이스톰'이라는 회사를 차려 3인칭 액션 AOS '최강의 군단'을 내놓았다. 그러나 3만여 명의 사이퍼즈 코어 이용자층은 충성심을 버리지 않았다. '최강의 군단'은 결국 2017년 말 사이퍼즈보다 먼저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PC방 이용자 수 자체가 급감했음에도 사이퍼즈는 여전히 PC방 이용율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월 1만 8200여 명이 이용해 PC방 이용률 18위다.

사이퍼즈는 '던전 앤 파이터'나 '메이플 스토리'처럼 메가톤 급 매출을 벌어들이는 게임은 아니다. 충성 팬들이 게임보다 커뮤니티에 가깝게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비노기'와 거의 흡사하다.

마비노기는 지난 2019년 출시 15주년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개최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런 대형 이벤트는 게임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며 "사이퍼즈도 이런 이벤트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